[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외국인이 국내 국채선물 시장에서 8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점심시간에 집중적으로 국채선물을 쏟아내는 이른바 ‘도시락 폭탄성’ 매도를 나타내 그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낸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8일까지 3년 만기 국채선물 시장에서 8거래일째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작년 2월 6일부터 15일까지 8거래일 연속으로 외국인이 순매도세를 보인 이후 1년9개월 만에 최장기록이다.
최근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도는 주로 점심시간에 집중적으로 이뤄진 ‘도시락 폭탄성’ 특성을 갖고 있다. 일례로 지난 5일에는 오후 12시10분께 1분 사이 3년 국채선물이 3000계약 이상 순매도되면서 국내 채권금리를 순식간에 끌어올렸다. 이날 국고채 3년물의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23%포인트 오른 연 2.888%를 나타냈다. 다음날인 6일에도 외국인은 국채선물 시장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점심시간 도시락 폭탄을 던졌다.
채권 전문가들은 대량 매도를 결심한 외국인이 가능한 높은 가격에 국채선물을 팔아치우려고 이 같은 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문일 외환선물 연구원은 “만일 시장 참가자들이 집중하는 시간에 대량 매도에 나서면 호가가 내려가므로, 높은 가격에 차익 실현하기를 원하는 외국인들이 시장 참가자들이 자리를 비우는 점심시간을 노린 것 같다”고 말했다.
거래량이 많은 시간에는 유동성이 풍부해 외국인이 바라는 수준으로 호가를 끌어올리기가 어렵지만 점심시간에는 거래량이 감소하므로 이때를 이용해 물량을 대량으로 출회, 높은 호가를 유도했을 거라는 분석이다.
우려되는 점은 외국인이 특정 시간대에 집중적인 매도세를 보인 것뿐 아니라 매도 규모도 크다는 점이다. 지난 5∼7일 하루에 1만계약 이상씩 3년 만기 국채선물을 팔아치우는 등 외국인은 최근 8거래일 동안 총 5만8982계약의 3년 만기 국채선물을 정리했다.
통상적으로 외국인이 국채선물에 투자하는 것은 앞으로의 금리 방향성에 베팅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최근 외국인의 대량 선물 매도는 국내 채권금리에 대한 외국인의 부정적인 전망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신얼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이후 일제히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관망 심리가 짙어졌고, 양적완화 축소 시행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팽배해 외국인의 수급상황에 변동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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