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경기불황과 ‘동양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5대 경기민감업종(건설ㆍ해운ㆍ조선ㆍ항운ㆍ철강)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내년 2분기에 이들 기업의 회사채 만기 물량이 집중돼 있어 유동성 강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2일 금융감독원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5대 경기민감업종의 A급과 BBB급 회사채 발행 잔액은 총 25조236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일반 회사채 발행 잔액인 166조원의 15.2%에 해당하는 규모다.
조사 대상은 A급 21개사와 BBB급 10개사이고 업종별로는 건설 16개사, 해운 3개사, 조선 1개사, 항공운수 2개사, 철강 9개사다.
통상 AA급 이상은 우량채로, BBB급 이하는 비우량채로 분류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간에 위치한 A급 회사채의 경우 잘 나가는 대기업 계열사가 발행하면 우량채로 분류되지만 불황 업종에 속해 있으면 비우량채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들 5대 경기민감업종에서 발행한 A급과 BBB급 회사채는 만기 구조상 내년 2분기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2분기 만기 잔액은 총 3조4942억원으로 전체 회사채 만기 비중의 13.8%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건설사와 항운사의 만기 금액이 각각 1조8787억원, 7299억원으로 부담이 더 크다.
웅진과 STX, 동양 사태 이후 회사채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어 향후 전망은 더욱 어둡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AAA등급의 회사채 발행액은 2조5949억원으로 전체의 44.4%를 차지하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BBB등급과 투기등급인 BB급 이하의 발행액은 최저수준인 750억원(1.3%)과 92억원(0.2%)에 그쳤다. 비우량 기업들은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갚기 위해 다시 회사채 발행에 나서야만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된 것이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과 해운업을 비롯한 경기민감업종은 비우호적인 자금시장 분위기 때문에 회사채 상환 만기 도래시 차환발행 여건이 조성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잠재적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체크와 자금조달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보유자산 매각 등 대체자금 확보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들 5대 경기민감업종의 기업어음(CP) 잔액은 10월 말 기준 1조81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반 CP발행 총 잔액이 58조7403억원임을 감안하면 아직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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