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개 국내 증권사 비슷한 인력, 비슷한 영업 ‘그 나물에 그 밥’…감원 · 해외진출 · 서비스 특화 등 대안에도 미래는 불투명…
증권사들이 잇따라 2분기(7~9월) 어닝쇼크를 기록한 데 이어 인원감축 등 흉흉한 소식이 증권가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코스피지수 2000 돌파에도 불구하고 거래대금 감소로 주수입원인 위탁수수료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인구 고령화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맞물리면서 향후 주식의 직접거래대금은 늘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마저 나온다.
이런 답답한 상황 속에서도 63개에 달하는 증권사 수는 줄어들 기미가 없다. 비슷한 영업에, 비슷한 인력으로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증권사가 상당한데도 말이다.
이에 증권사 내부에서 증권업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은 해외 증권사 사례 분석 등을 통해 연일 돌파구 제시에 나서고 있다.
과연 외환위기(IMF) 이후 가장 어렵다는 현 상황을 증권업계가 타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위기의 증권업…무엇이 문제인가=증권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키움증권은 2013회계연도 증권사의 ROE는 전년 대비 0.8%포인트 하락한 2.9%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8월 말 이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기록적인 순매수로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었지만, 개인의 거래대금은 계속 감소했다. 하루 평균 개인 거래대금은 꾸준히 줄어 이달 들어 지난 200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3조원을 밑돌기도 했다.
증권사들의 위탁수수료에 대한 의존도는 높은 반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 등으로 주식투자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63개에 달하는 증권사가 난립하다보니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수입은 더욱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동양그룹 사태로 투자자들의 신뢰마저 잃어버린 상황이다.
증권사들은 매물로 나온 증권사들의 인수ㆍ합병(M&A)을 통한 구조 개편 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한국 증권산업이 자생적으로 구조재편될 가능성이 낮다며 그 원인을 ▷대기업, 은행 등 증권사 대주주의 강한 지배구조 및 경영권 의지 ▷대형화 및 구조재편을 유도하는 금융당국의 정책적 한계 ▷동일한 비즈니스로 인한 증권사 간 합병 시너지 부재 등을 꼽았다.
▶돌파구는 없나=최근 증권사들은 우선적인 방법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업에서 인적 자원이 수익에 중요한 근간이기 때문에 인력감축을 통한 수익성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신규 비즈니스 확대, 구조 재편에 따른 경쟁 완화, 중소형 증권사 특화 등이 대안으로 꼽힌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비즈니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증권사의 전문화 및 특화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또 다른 방법으로는 금융투자업자 인가 기준을 강화하고 재인가를 실시하는 방안 등이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펀드 시장 및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자산관리 분야 등으로 특화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9월 현재 국내 온라인 펀드 설정액은 1조8700억원 수준으로 점유율이 0.9%에 불과하나 저비용 등 장점이 많아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며 “펀드슈퍼마켓 등과 금융상품 판매채널의 중장기 변화는 금융상품 판매업자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도 “정부의 규제 강화로 절세를 위한 프라이빗뱅킹(PB) 부문의 수요는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며 “PB 중심의 자산관리에 초점을 맞춘 자산관리형 증권사의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좁은 내수 시장을 벗어난 해외 진출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해 3월 말 현재 19개 증권사가 14개국 86개 해외점포를 운영 중”이라며 “아직 수익원으로 자리잡기에는 역부족이지만 향후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증권사의 해외 진출은 꾸준하게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 증권사가 비슷비슷한 수익구조를 갖고 있지만 각자 특화된 전문 분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대형IB(투자은행)로의 지정을 통해 기업대출,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신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중소형증권사의 경우 지점은 하나도 없지만 온라인 매매를 통해 강자로 떠오른 키움증권이나, 종금 라이선스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메리츠종금증권 등이 ‘좋은 예’로 꼽히고 있다.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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