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생생뉴스]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경남 합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 경판(국보 제32호)과 판전(국보 제52호)이 심각히 훼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불교조계종과 해인사 관계자는 19일 “팔만대장경 경판을 보관하는 4채의 판전 외벽 기둥이 훼손되고, 흰개미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며 “판전의 지반이 침식하거나 침하한 부분이 있어 건물 전체의 뒤틀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고 한국일보가 전했다.
이들 관계자는 또한 “1236년에 완성된 팔만대장경 경판의 일부가 좀이 슬고, 표면 균열과 비틀림, 굽음 현상이 생기는 등 훼손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특히 경판이 하나뿐인 반야심경의 경우 경전을 인쇄하는 인경(印經) 작업으로 글자가 깨지고 마모되는 등 훼손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팔만대장경 경판은 고려와 조선시대에 여러 번 인쇄에 쓰였는데, 현대에 와서 반야심경 등 일부 경판의 인경은 공식적으로는 1965년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없었다. 때문에 반야심경 경판의 훼손이 최근에 일어난 일로 보이지는 않으나 정확한 경위는 아직 알 수 없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판 전체를 옻칠하고 원판을 3D 스캔해 보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팔만대장경 경판은 산벚나무와 자작나무 등을 벌채해 1년 이상 그대로 뒀다가 판자로 켜서 바닷물에 담그고 다시 소금물에 삶은 뒤 그늘에 2~3년을 말린 뒤 만들었다. 이 때문에 76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경판이 썩거나 좀이 스는 일이 없으며, 경판이 원형을 유지해 왔다고 알려져 왔다.
한편, 문화재청과 해인사는 지난해 8월부터 6개월간 전체 경판 가운데 108판을 심층 조사했다. 1962년 팔만대장경이 국보로 지정될 당시 8만 1,258판으로 기록됐지만 2006년 디지털 촬영 작업 과정에서 당초보다 많은 8만 1,366판으로 집계됐다. 해인사는 당시 새로 확인된 108판의 내용과 성격을 규명하는 작업을 전문가 12명에 맡겼는데, 조사 결과 보고서를 다음달 공개하고 팔만대장경에 포함할지 여부도 발표할 예정이다.
현존하는 팔만대장경은 1029년 완성된 초조 대장경이 몽고의 침입으로 1232년 소실되자 고려 고종 23년(1236년)부터 16년 동안 작업 끝에 1251년 완성한 것이다. 강화도 선원사에 보관돼 있다가 외적의 노략질이 심해지자 1298년 해인사로 옮겨졌다.
경판 하나의 길이는 68~78㎝이고, 폭은 24㎝, 두께는 2.7~3.3㎝, 무게는 3~3.5㎏ 정도다. 한면에 23행, 한 행에 14자로 앞뒤 양면에 644자씩 새겨져 있다. 팔만대장경은 석가모니의 설법 내용은 물론 그 제자를 비롯한 역대 고승들의 사상을 포함한 불교의 가르침을 집대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도철학과 그리스철학 등도 아우르고 있다. 팔만대장경으로 불리는 까닭은 5233만여 자의 한자를 새긴 경판이 8만1258판인데다 불교에서 말하는 8만가지 번뇌를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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