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내용 증거 남기자”…김진환 대한공증인협회장
한국 情문화 항상 분쟁소지 가능성 공증 통해 신뢰사회 구축 나서야
“우리나라는 거래 내용을 증거로 남기는 계약문화가 뿌리내리지 못해 불필요한 법률 분쟁이 양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전에 공증을 통해 증거를 남겼더라면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지난 한 주 ‘공증주간’을 맞아 제도 홍보에 박차를 가했던 김진환(65ㆍ법무법인 충정 대표변호사) 대한공증인협회장은 우리사회의 분쟁을 예방하는 해법으로 공증을 들었다. 공증은 일종의 ‘국가가 내세운 증인’으로, 두 사람만의 거래내용이나 약속을 다른 사람도 알 수 있게 증명해주는 제도다. 개인 간 금전거래는 물론이고, 기업의 정관과 의사록을 공증할 경우 법인 운영에 따른 분쟁을 예방할 수도 있다. 최근 고령화로 늘고 있는 상속분쟁에는 유언공증이 유용하다.
공증이 국민경제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음에도 사회적 지식과 정보 부족으로 실생활에서 활발히 이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김 협회장은 “우리 사회는 ‘구두약속을 하면 됐지 나를 못 믿어서 돈 들여 공증까지 해놓을 필요가 있느냐’는 정(情) 문화가 아직 남아있어 활용도가 낮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에 기댄 계약문화는 역설적이게도 소송으로 이어지곤 한다.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형사고소 건수와 민사사건은 일본보다 각각 170배, 5배 많다는 통계가 있다.
김 협회장은 공증을 이용하면 법률 분쟁이 줄어 형사고소나 민사소송의 비율이 낮아지고 비용 절감의 효과도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그는 “2012년 한 해 공증건수는 총 400만여건인데, 이 중 10% 정도만 분쟁이 발생했다고 가정하더라도 분쟁 해결 비용을 최저치인 300만원으로 계산했을 때 연간 약 1조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협회장은 공증제도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1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공증인법 개정안은 그가 이뤄낸 성과 중 첫 손에 꼽힌다. 개정안은 공정증서를 작성할 수 있는 대상을 건물ㆍ토지ㆍ특정동산의 인도를 구하는 경우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협회장은 “종전에 건물이나 토지 등의 인도를 구하는 경우 활용된 제소전 화해는 지위가 열악한 채무자에게 불리한 내용이 강제되는 등 남용 사례가 있었지만, 제도 개선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다 철저히 보호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지고 점점 복잡하게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법률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 협회장은 이러한 변화를 공증으로 흡수해 활용하면 신뢰사회 구축은 물론 예방사법문화의 확산을 가져올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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