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업주 잡히자 발빠르게 홈피주소 바꿔…증거 확보 어려워 수사 힘들어

지난 16일 0시10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L 오피스텔에서 경찰이 성매매업소 단속에 나섰다. 잠시 후 이 오피스텔 15층의 한 호실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오피(오피스텔 성매매)’ 업주 A(42) 씨와 성매매 여종업원 B(41) 씨가 검거됐다. 업주 A 씨는 성매매 알선 사이트인 ‘S 사이트’를 보고 찾아온 남성들을 상대로 한 차례에 14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같은 시각 이 성매매업소를 소개했던 S 사이트는 기존 사이트 홈페이지 주소를 발빠르게 변경했다. 이어 ‘사이트 주소가 바뀌었다’고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회원들에게 알렸다. 바뀐 사이트에서는 이전처럼 각종 성매매업소의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고 있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S 사이트에 돈을 내고 성매매 광고를 하던 업주 A 씨가 경찰에 단속되자, S 사이트 운영자는 이런 사실을 실시간 인지하고 급히 주소를 변경했다. 이 사이트는 이런 수법으로 수십 차례 주소를 바꿔가면서 영업하고 있다. S 사이트는 국내 최대 성매매 알선 사이트였던 여탑(女Top)이 지난해 9월께 경찰에 단속되면서 현재 국내 최대의 성매매 알선 사이트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매매 알선 사이트들이 경찰 단속 즉시 홈페이지 주소를 변경하는 것은 증거를 없애고 사이트가 차단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경찰의 성매매 수사 과정에서 알선 사이트가 드러나면 경찰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이를 신고하고, 방심위는 심의를 거쳐 불법 유해 사이트인지 여부를 판명하게 된다. 불법 유해 사이트로 판명되면 사이버경찰청은 해당 사이트를 즉각 차단하고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성매매 알선 사이트 운영자 입장에서는 경찰 수사와 사이트 차단을 막기 위해서는 서둘러 주소를 바꿔야 하는 셈이다. 특히 차단된 알선 사이트가 다시 영업을 하려면 서버 자체를 바꿔야 하는 불편이 있어 이들은 신속한 주소변경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경찰 수사가 난관에 부닥치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알선 사이트가 경찰 단속과 동시에 주소를 변경하면 증거 확보가 곤란해, 수사하기 어려워진다. 수사 난관을 타개할 근본적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성매매 알선 사이트 수십 곳이 수시로 주소를 바꿔가면서 SNS를 통해 회원들에게 비밀리에 변경 주소를 알리며 영업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알선 사이트는 성매매업소나 유사성행위업소 등 수백 곳의 광고를 실어주고 그 대가로 월 40만~50만원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