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조금 폐지 등 규제에도 한국기업 이익 대변할 기구없어 유럽한국기업연합회 내달 출범 AMCHAM EU처럼 발전하길

재정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EU 각국에서 최근 기업 활동에 대한 감시와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지원해 왔던 국가 보조금을 갑자기 철회하는 등 경제적 이기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현지에서 한국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고 옹호할 마땅한 대응기구가 없어 우리 기업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면 벨기에 브뤼셀 소재 통상협회(Foreign Trade Association)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이유로 BSCI(Business Social Compliance Initiative)라는 기준을 만들어 EU로 수출하는 업체들에 선적 전 검사를 강요하고 있다. BSCI는 어린이노동 금지, 임금착취 금지 같은 일정 기준을 준수해 제품을 납품하도록 하는 규범으로 600여개 유럽 유통기업이 가입되어 있다. 노동조건이 열악한 후진국에나 적용되는 이 기준이 우리 기업에도 적용돼 불필요한 검사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EU 녹색운수운동(Green Freight Europe)은 물류업체들의 탄소배출량을 공개해 화주들이 스스로 친환경적 기업을 선택하게 하자는 EU 집행위원회 및 유럽화주협회(ESC) 주도의 프로젝트로, 올해 중 250여 물류기업이 가입할 계획이나 아직 한국 물류기업의 가입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나름대로 정보력과 협상력을 갖춘 우리의 대기업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건 예외가 아니다. 모 대기업의 경우 국가보조금을 믿고 동구권에 생산시설 구축 등 투자를 감행했다. 그런데 시행 수년 만에 보조금이 철회돼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지만 억울함을 호소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 자동차 부품업계는 한국에서 수출한 부품에 대한 통관지연으로 현지 생산라인 가동까지 차질을 빚게 됐으나 이의를 제기할 경우 현지 통관당국과의 관계가 나빠질까 벙어리 냉가슴만 앓은 경우도 있다.

이렇게 대부분 EU 국가들이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보호주의 색채의 정책을 계속 내놓고 있으나 우리 업계의 입장이나 항의내용을 대외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 주체가 없어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눈치만 보는 형편이다.

한국이 지난해 프랑스로부터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감시장치 발동 요청을 당하고도 집행위로부터 유리한 판결이 내려지기만 초조히 기다린 반면, 최근 중국이 자국산 태양전지판의 반덤핑 판정을 무마한 사례는 대조적이라 하겠다.

그 배경에는 중국이 EU 태양전지판 업계를 설득해 만일 반덤핑관세가 부과되면 EU 유관업계의 피해가 훨씬 더 커진다는 논리로 적극적인 로비를 펼친 덕분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마침 오는 11월 8일 박근혜 대통령의 EU 국빈방문 시점에 맞추어 한국기업의 현지법인, 현지지사, 교민기업 등의 권익을 옹호하고 대변하는 이익단체인 유럽한국기업연합회 (KOBAㆍKorean Business Association)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특히 한국기업연합회는 EU집행위에 공식등록된 민간 통상압력 및 로비단체로 활동할 수 있게 되어 그 의미가 크다.

유럽한국기업연합회(KOBA)는 이 같은 조직의 필요성을 인식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첫걸음을 뗀다. 이번에 유럽에서 새로이 출범하는 한국기업연합회가 이미 각각 1963년, 1999년에 설립되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유럽미국상공회의소(AMCHAM EU)나 일본경제인협의회(JBCE) 못지않은 조직으로 발전해나가길 기대해 본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