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아이들 급식비 등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어린이집 원장을 지난달 말께 첫 구속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10일 알려진 전남 화순군 소재 어린이집 원장 구속보다 열흘가량 앞섰던 것으로, 비리가 만연한 어린이집을 상대로 강력히 수사하겠다는 경찰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서류를 위조해 3년간 국고보조금 7억3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 및 사기)로 어린이집 원장 A(49) 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등에서 어린이집 세 곳을 운영하는 A 씨는 은행 전표의 입금계좌와 입ㆍ출금자 이름을 위조해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 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동구 명일동 ‘아○○ 어린이집’은 시장에 버려진 배추 등을 대량으로 수거해 보관하면서 급식으로 내놓고, 정상적인 식단을 제공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급식비를 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 또 이에 항의하는 조리사를 해고한 뒤 어린이집연합회 블랙리스트에 올려 재취업을 막기까지 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 5월께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A 씨 등 어린이집 원장 55명을 입건한 뒤 횡령액수가 큰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검찰에 청구했다.

하지만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세 차례나 기각했다. 검찰은 “A 씨 은행계좌 한 곳에 개인돈, 학부모돈이 혼재돼 있어 범죄혐의 입증의 상당성이 부족하다”며 경찰이 A 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하고 보완수사를 지시했다.

경찰은 이후 보완수사를 통해 영장을 네 차례나 다시 청구했고, 서울동부지법은 지난달 28일에야 A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집 운영비 횡령과 관련해 원장이 처음으로 구속된 사건”이라면서 “국고보조금을 허위로 지급받아 단속되면 벌금 500만원만 내면 된다고 생각하는 비리 원장들에게 경종을 울릴 만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남지방경찰청은 9일 아이들 급식비 등 국고보조금 3억7000만원을 빼돌린 전남 화순군 소재 모 어린이집 원장 B(40) 씨를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