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체결되지도 않은 이탈리아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15년 동안이나 맺은 것으로 대구 시민들을 속여온 내용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대구시 공무원들은 변명과 면피용 행정에만 몰두해 비난을 자처하고 있다.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대구시를 국제적인 섬유패션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추진해온 밀라노 프로젝트는 지난 1999년부터 올해까지 14년간 국비(3670억원), 지방비(515억원), 민자(2615억원) 등 680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국책 사업이다.

하지만 대구국제교류증진연대 등 대구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지난 1998년부터 대구시가 자랑스럽게 이야기해 온 이탈리아 밀라노시 자매결연이 실제로는 체결되지 않았다. 게다가 시민단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한 문서에서도 지난 2011년 12월 밀라노시는 대구시 담당자에게 분명히 자매도시가 아니라는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대구시는 아직까지 아무런 공식적인 해명이나 사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지난 15년간 대구시 홈페이지에 공시되어 있던 밀라노시와 자매결연 내용을 슬그머니 내리기도 했다.

이 같은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의 대구시 행정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밀라노 사태로 인한 대구시민 자존심 붕괴, 초등학교 교과서 자매도시 정정사태, 글로벌도시 이미지 훼손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피해와 진실 왜곡이 이어지고 있다”며 김범일 대구시장 등 관련 공무원의 대시민 사과와 진실된 내용 공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이어 “대구시 공무원들의 변명과 면피용 행정이 계속 이어진다면 지역사회 25개 시민단체와 힘을 모아 주민감사 청구를 추진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이탈리아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맺지 않았다는 대구 시민단체들의 지적은 맞다”며 “대구시도 밀라노시와 자매결연을 맺지 못했다는 사실을 지난해 12월께 알았고 대시민 사과나 관련자 문책 등을 추진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대구시 담당 공무원의 이러한 사실 인정과 사과는 대구시민들을 향해서 좀 더 일찍 이뤄졌어야 했다. 이제는 감사원이나 안전행정부 등이 대구시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나서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