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업계 “인증과정 비리 여부도 수사해야”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제출한 불량부품이 안전인증을 통과해 발전소와 조선소에 납품된 사실이 밝혀지자 국내외 선급 인증업무를 담당한 선급회사들의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30일 부산해양경찰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위조된 부품 시험성적서를 이용해 한국선급을 포함 국내외 3곳으로부터 인증절차를 거쳐 국내 발전소ㆍ조선소 30여곳에 불량부품을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조선소 등은 인증기관인 선급회사의 인증만을 믿고 의심없이 부품을 납품 받았다가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위조된 시험성적서로 선급인증을 받은 품목은 산업용 밸브, 파이프, 냉각모터 등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 선사들이 유럽계 선급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국내 선사들이 제작을 의뢰한 선박들에는 이번에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부품이 검증없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불량 부품으로 인한 추가적 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이번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은 안전이 생명인 선박, 발전소 등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문제를 일으킨 부산의 조선기자재업체로부터 기자재를 납품 받은 업체들은 선급회사의 공신력만 믿었다가 큰 피해를 입게 된 셈이다.
경찰관계자는 구리, 망간 등의 함유량은 금속을 녹이지 않는 한 알 수 없는데 한국선급 측에서 서류만 믿고 위조된 시험성적서에 서명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현재의 인증 관행상 부분 검사를 시행해와 이같은 위조사례가 얼마든지 추가로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관련업계의 피해가 예상되면서 인증과정에서 한국선급 관계자들의 비리는 없었는지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부산지역 조선기자재업체 한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국내 조선업계 전반에 만연한 인증업무와 관련한 비리를 뿌리뽑는 계기를 삼아야 한다”면서 “인증절차와 관련해 한국선급 관계자들의 개입은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경찰의 면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국선급 측이 내놓은 해명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달 27일 언론사로 보내진 해명서에는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해당사건과 한국선급과는 업무 자체가 전혀 무관하며 담당 수사관도 한국선급에 대한 소환조사가 필요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며 “이번 사건과 한국선급은 전혀 무관하며 이러한 악의적인 보도는 사실과 다름을 다시 한 번 알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조사 과정에서 한국선급을 비롯한 3개 선급회사들이 위조된 시험성적서에 속아 검사과정에서 해당업체에 확인도 않은채 성급히 인증서를 발급해 문제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관계자는 “선급업체 검사관의 유착의혹에 대해선 드러난 정황이 아직까지는 없다”면서도 “수사과정에서 추가로 정황이 드러나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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