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투쟁 하더라도 민생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
“민생을 찾아야 한다”
민주당 장외투쟁이 시작된 1일, 여야 대표들은 이렇게 일제히 ‘민생’을 외쳤다. 그런데 같은 시간 국회 의원회관은 텅 비다시피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휴가, 지역구 활동 등으로 자리를 비웠고, 민주당 의원들은 서울 광장으로 우르르 몰려갔기 때문이다.
2일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많은 의원들과 보좌관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자리를 비우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한 두명의 보좌관만 남겨둔 채 의원실을 단체로 비운 곳도 적지 않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그나마 이뤄지고 있는 민생 탐방 활동도 원내 지도부나 각 정조위 위원장 급들이나 나설 뿐, 개별 의원들의 참여는 저조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오전 서울광장 일정이 끝나면 각 지역구로 내려가 국회로 오지 않는 의원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텅 빈’ 국회는 최소한 오는 15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제 막 장외투쟁에 나선 야당 입장에서는 하루이틀만에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당 역시 여기서 밀리면 정국 주도권을 내놓을 수 있다는 생각에 물러서지 못하는 처지다.
문제는 나라 사정이 15일까지 기다릴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내년 예산 편성을 위해서는 증세를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을 처리해야 하고, 또 ‘4대강’, ‘경제민주화 및 을 지키기’ 등 9월 정기국회에서 심도있게 다뤄야할 법안도 산더미다.
국회선진화법 시행으로 모든 법안은 법안심사 소위에서 여야합의가 이뤄져야 상임위 상정이 가능하다. 또 상임위와 법사위에서도 해당 법안에 대한 여야합의가 유지돼야 본회의까지 갈 수 있다. 지금처럼 여야가 대치한 상항에서는 법안내용의 검토조차 이뤄질 수 없다. 국회의 입법기능 자치가 마비된 셈이다.
새누리당이 자체 집계한 시급한 대선 공약 관련 법안 204개 중 그나마 국회에서 처리가 끝난 것은 30여 개에 불과하다. 무상보육의 핵심 법안인 영유아보육법, 그리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 재원 분담 비율, 일자리만들기 관련 법안, 지하경제양성화를 위한 법 상당수는 여전히 의원들 책상 위에 잠들어 있다. 당장 정부가 금명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세제개편안에 대해서도 여야는 “중산층과 서민에게 부담이 가선 안된다”는 ‘정치학 원론’만을 되풀이 할 뿐이다.
특히 8월에는 국정감사 준비도 한창해야 할 때인데 의원들이 자리를 비우다보니 보좌관들까지 덩달아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 한 기업의 대관 업무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8월에는 각 의원실별 자료요청이나 현안 설명 요구로 휴가 가기도 힘들었지만, 올해는 그런 요청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민주당에서 정책 현안를 다루고 있는 한 의원은 “재경위ㆍ정무위ㆍ교문위 등 각 상임위마다 현안도 산적하고, 또 9월 국정감사에서 다뤄야 할 것들도 많은데 지도부는 도무지 관심이 없다”며 답답함을 하소연했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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