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그룹 회장(53ㆍ수감중) 사건과 관련해 핵심 인물중 하나로 지목돼 온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대만에서 체포되면서 최 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2일 법원과 법무부, 검찰 등에 따르면 김 전 고문은 지난달 31일 타이완 경찰에 의해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이에 법무부는 타이완 당국과 김 전 고문의 송환 절차를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타이완은 국교가 단절된 상태로 범죄인 인도협약이 맺어져 있지 않은 상태라 절차상 국내송환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이민법 위반자의 경우 어차피 강제출국 시키는 것이 관례인 만큼 타이완 측에서 굳이 한국 송환을 거부할 이유가 없어 의외로 송환이 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 전 고문은 SK 횡령 사건에서 최 회장의 유ㆍ무죄에 영향을 미칠 핵심 증인으로 관심을 모아왔다.
최 회장은 “ 김 전 고문을 신뢰해 6000여억원을 맡겨 선물ㆍ옵션 투자 등을 진행토록 했다. 이번 사건은 김 전 고문이 몰래 행한 범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4월 열린 2차 공판에서 김 전 고문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증인으로 소환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체포로 김 전 고문의 소재가 파악된 만큼 공정한 재판을 위해선 오는 9일로 예정된 선고를 미루고 변론을 재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은 “향후 재판 일정 변경 여부에 관해서는 아직 확인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횡령사건의 진실을 규명할 핵심인물이 검거된 만큼 법원이 재판기일을 연장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유력하다.
한편 재판부가 김 씨를 증인으로 채택하고 변론을 재개할 경우 구속중인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와 최 회장은 구치소 밖에서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베넥스 대표는 이달 중순, 최 회장은 내달 말로 구속 기한이 정해져 있다. 이 경우 법원은 직권으로 피고인들의 보석을 허가한 뒤 추가 심리를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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