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식때 의자닦으라더니…” 격무도 모자라 황당업무
[헤럴드 생생뉴스]도대체 소방방재청은 소방관을 어떻게 생각하는 것일까. 열악한 여건에서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 소방관들을 격려해주지는 못할 망정, 보험회사가 할 일까지 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말문을 막히게 하고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 강북의 한 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하는 ㄱ소방관은 요즘 쉬는 날 밤에 관내 단란주점과 노래방을 돌아다니며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직원당 15곳의 업주들에게 ‘화재배상책임보험 가입확약서’를 받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단란주점이나 노래방은 주로 오후 늦게 문을 열어 근무일에는 화재·구급 출동 등으로 업소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어 결국 쉬는 날 가욋일을 해야 한다. 게다가 보험 가입을 요청하는 소방관을 반기는 업주는 드물다. 쉬지도 못하면서 업주들의 눈치도 봐야 하는 셈이다. ㄱ소방관은 “정부 정책을 알리는 일이지만 마치 보험 외판원이 된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오는 22일까지 단란주점, 노래방, 안마시술소, PC방 등 22개 다중이용업소가 화재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화재 발생 시 영세한 업주들이 보상금 마련에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아예 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것이다.
7월 말 현재 보험 가입률은 33.4%로 저조하다. 가입률이 낮자 소방당국은 일선에 전화나 방문 등의 방법으로 업주들에게 보험 가입을 독려하도록 했다.
하지만 일부 소방서에서는 실적을 높이기 위해 직원들에게 개인별 할당을 주는 등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또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오는 5일부터 보험 미가입 업소별로 담당자를 지정해 가입확약서를 받도록 지시해 소방관들의 불만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북의 또 다른 119안전센터 소방관은 “대통령 취임식 당시 소방관이 의자를 닦는 데 동원됐던 것처럼 소방관을 ‘위에서 시키면 무조건 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소방방재청 차원에서 개인에게 가입확약서 할당을 지시한 적은 없다”면서 “보험 가입을 독려하는 것은 화재예방 활동의 일환으로 소방관의 임무”라고 밝혔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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