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돌풍 ‘더 테러 라이브’ 김병우 감독

“오로지 한 가지 맛으로 가득 채워진 영화를 만들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긴장감 100%의 영화가 목표였죠. 영화 촬영과 편집엔 두 가지가 원칙이었습니다. 관객을 바로 앞에 앉혀서 보여주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만들어낸다가 그 하나였죠. 그리고 촬영 때는 무조건 주인공 윤영화(하정우 분)만 잡고 간다. 윤영화가 카메라 앞을 떠나지 않는다는 원칙을 따랐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대작 ‘설국열차’와 함께 개봉해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33) 감독을 5일 서울 누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더 테러 라이브’는 지난 7월 31일 개봉해 5일까지 엿새 만에 200만명을 돌파했다.

‘설국열차’가 376만명으로 압도적인 파워를 보여주고 있지만 ‘더 테러 라이브’도 만만치 않은 기세로 ‘대단한 2등’의 위용을 과시하며 한국영화의 기세를 올리고 있다. 김 감독은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어 영광”이라며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2009년 2월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집필 초반기의 화두라고 하면 9ㆍ11 사건이었죠. 테러는 미디어가 없이는 이뤄질 수 없습니다. 뉴스에서 테러가 어떻게 다뤄졌는지에 대한 다양한 관련 서적을 읽으며 사회학자들의 분석을 연구했습니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 김병우 감독.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영화 '더 테러 라이브' 김병우 감독.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영화 '더 테러 라이브' 김병우 감독.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영화 '더 테러 라이브' 김병우 감독.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영화 '더 테러 라이브' 김병우 감독.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영화 '더 테러 라이브' 김병우 감독.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더 테러 라이브’는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생방송 중 청취자 연결에 응한 한 건설노동자의 마포대교 폭파 테러 사건을 ‘실시간 중계’ 형식으로 그린 영화다.

김 감독은 “마포대교 폭파는 성수대교 붕괴를, 영화 후반부 방송국 건물 붕괴는 삼풍백화점 사건을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사회의 다양한 사건이 ‘긴장감’이라는 맛을 내는 영화의 ‘재료’가 됐다는 말이다. 극중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의 토론 주제는 ‘상위계층의 감세정책’이고, 테러범은 이에 분개하며 사회발전을 위해 몸바쳐 일한 자신과 건설노동자들이 사고만 나면 보상과 사과도 못 받는 처지를 비판해 사건을 일으킨다.

“시나리오 초고 때만 해도 테러범은 특별한 설정이 없는 ‘X’였습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써가며 관객들을 납득시키기 위해선 테러범의 구체적인 정체와 테러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가장 어려웠던 것은 테러범을 설정하는 일이었습니다.”

테러범을 미화한다거나 사회를 비판하는 영화라는 일부 평에 대해선 “특별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나도 30여년을 한국 사회에 살아온 사람으로서 보고 접한 다양한 사건과 경험이 녹아들어 무의식적으로 나온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강헌 사건, 용산 참사 등도 그 예로 들었다.

김 감독은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아나몰픽’ ‘리튼’ 등 독립장편영화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이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숨가쁘게 돌진하는 영화의 속도감과 비타협적인 결말을 보여주며 ‘더 테러 라이브’를 통해 또 한 명의 ‘무서운 신인감독’의 출현을 알렸다.

이형석 기자 suk@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