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6일 대구 이전 앞둔 한국감정원 권진봉 원장
대구시 생산유발효과 2조5000억원 2만명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 예상 내년 지방선거 영향 공기업 이전 가속화 될것
신사옥 건축·임직원 반대여론 힘들었지만 더 힘들었던 것은 서울 본사 매각과정 이전 추진 140여개 공기업도 같은 고민할 것 정부 인센티브·규제완화등 지원 짐 덜어줘야
국내 부동산 가격 평가의 대부 노릇을 해온 한국감정원이 오는 26일 대구 혁신도시로 이전한다. 지방 10개 혁신도시에 들어설 계획인 100여개 이전 공기업 가운데 최초로 대구 신사옥을 완공, 이사를 완료한다. 지난 1969년 창립 이래 보금자리 역할을 해온 서울 강남 요지의 삼성동 본사를 떠남으로써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정부의 공기업 지방이전계획이 첫 열매를 거두게 된 것이다. 사실 MB정부 들어 세종시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 2007년 노무현정부의 지역균형발전정책에 의해 확정된 수도권 148개 공공기관 이전 계획은 방치되다시피 했다. 이전 공기업의 수도권 본사건물 매각 역시 지지부진하다. 하지만 이번 한국감정원 선도적 지방이전은 공기업 이전에 불을 댕길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권의 조기 이전 요구 촉발 가능성도 없지 않다.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지방 경제의 장기 불황과 일자리 창출의 시급성 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여기에 내년 지방선거와 맞물려 그동안 눈치보기에 급급했던 공기업 지방이전은 속도감을 낼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정부가 최근 이전 공기업의 사옥 조기매각에 인센티브를 주고 용도변경, 가격인하 등 규제완화지원을 공언하고 나선 것과도 같은 맥락이어서 주목된다.
한국감정원 권진봉 원장을 8일 만나 지방이전 의미와 추진전략, 기여효과 등을 짚어봤다.
-이전 준비는 완료되셨습니까.
▶권진봉 원장=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이삿짐만 5t 트럭 350대 분량입니다. 2주간에 걸쳐 진행하게 되는데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로 주말을 이용할 계획입니다. 23일까지 완료하고 짐을 정리, 26일 정상근무할 계획입니다. 이사에 동원되는 인력만도 650명 내외입니다. 전산장비 약 100대(시가 약 100억원)가 이전되는 데다 32년 동안 비축된 각종 통계자료가 들어있어 정말 조심스럽습니다.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1호 공기업인 셈이죠.
▶권 원장=한국감정원이 1969년에 창립됐으니까 올해 나이가 벌써 마흔 넷입니다. 서울 강남 삼성동 본점이 준공된 지 32년 만에 이삿짐을 싸는 것입니다. 공기업 지방이전 추진을 가장 모범적이고 적극적으로 실천했다고 자부합니다. 지방균형발전은 시대적 사명입니다. 공기업이 다소 불편이 있더라도 선도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더구나 새 정부의 국정목표 1순위가 경제부흥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한국감정원이 선봉에 선 셈이죠. 인구 증가는 물론 실업률 감소, 지역상권 활성화를 가져와 대구지역 경제에 적지않은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지방대학의 질을 높이고 타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실제 대구 경제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으로 보시나요.
▶권 원장=유무형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예컨대 대구 혁신도시에는 12개 공공기관이 이전하는데 전체 이전 직원 규모가 3275명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한국감정원이 약 300명 정도 이주, 근무하게 됩니다. 대구광역시는 생산유발효과 2조5000억원을 비롯해 고용유발 2만명, 주택건설 파급효과 1조4000억원, 기타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연간 238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감정원의 경제적 효과도 직원 수, 예산 규모, 수행사업 등에 비추어보면 4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역주민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공동체 문화조성이라는 무형의 가치도 클 것입니다.
-이전까지는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요.
▶권 원장=대부분의 공기업들이 현재 겪고 있는 것처럼 생활불편에 따른 반대여론이 드세고 사옥매각, 건축 등에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를 임직원이 합심해서 대안을 세우고 국가장래를 위해 결단을 내리고 준비했습니다. 직원들의 설득이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건축 역시 힘든 부분이었으나 차질 없이 진행했습니다. 지난 2009년 10월 지방이전계획을 확정하고 같은 해 12월 현재의 대구 혁신도시 내 이전부지 매입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문제는 강남 요지권인 삼성동 본점 매각이었습니다. 2011년 10월 대구 사옥 건축허가를 받았으나 매각이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죠. 하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2011년 11월 당초보다 5% 이상 매각대금을 더 받는 부지매각계약을 체결했고 2300억원의 자금을 확보, 대구 사옥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한국감정원은 지방이전 대상 공기업의 기존부지 매각을 위해 로드쇼를 개최, 매각촉진을 선도적으로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지방이전과 함께 감정평가업무 선진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권 원장=감정평가시장의 선진화를 위해 우선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 및 제고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시너지 효과를 거둬 서로 발전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것이죠. 때문에 민간 부문 감정평가에서 과감히 철수, 330억원 규모의 물량을 민간에 넘겼습니다. 또 감정평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감정평가실무기준을 정립, 감정평가에 통일성을 기하도록 했습니다. 경영평가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국가 생산성대상을 비롯해 인구의 날, 통계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은 것은 임직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노력한 결과입니다. 앞으로 타당성 조사를 통해 잘못된 감정평가를 바로 잡고 감정평가 정보체계를 구축,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어 나갈 계획입니다. 감정평가시장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지방이전과 함께 역동적으로 추진해 나갈 사업은.
▶권 원장=지난해는 공적기능 강화를 위한 제2창업 원년이었습니다. 올해부터는 내실을 기해나갈 생각입니다. 예컨대 하우스푸어를 비롯해 렌트푸어 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적극 지원하고 다양한 부동산 통계를 적기에 공급, 투명성을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4월 보상평가 검토기관으로 지정된 만큼 부실 보상평가를 사전에 차단, 국고손실을 차단하는데 적극 기여할 계획입니다. 공동주택관리정보체계인 K-Apt를 오는 2015년까지 구축하여 국민적 관심사인 아파트 관리비의 적절하고 투명한 집행이 이뤄지도록 할 것입니다.
-한국감정원의 미래 비전은.
▶권 원장=부동산 감정평가라는 단순업무에서 탈피, 부동산 조사, 통계 기관으로 기능과 역할이 바뀐 만큼 공기업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조사와 통계가 부실할 경우 정책과 대책이 부실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정부 불신과 국민적 피해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부동산 관련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에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선진화되어 가는 부동산시장의 질서를 바로 세우고 감정평가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리드해 나가는 데도 노력할 것입니다.
-공기업 지방이전 촉진을 위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권 원장=직원들과 함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감정원은 아이 낳고 기르기 우수기관에 선정될 정도로 호흡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대구 신사옥에 180㎡(약 55평) 규모의 보육시설을 설치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대구 이전 후 임직원들의 자기개발차원에서 어학, 헬스, 자격증취득 등을 적극 지원하는 시스템을 우선적으로 마련했습니다. 정부도 본사 매각독려차원에서 양도소득세 및 법인세의 대폭적인 감면을 적극 검토하고 토지 용도변경 등 규제완화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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