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무서운 신인 감독이 충무로에 떴다. 바로 하정우 주연의 영화 ‘더 테러 라이브’로 흥행 몰이 중인 김병우 감독이 그 주인공.

사실 개봉에 앞서 ‘더 테러 라이브’의 흥행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믿고 보는 배우’로 알려진 하정우가 주연이지만, 그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스타가 없었다. 말 그대로 하정우 단독 주연이었다. 게다가 ‘설국열차’와 동시 개봉을 택한지라 “손해만 안 봐도 다행이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막상 베일을 벗은 ‘더 테러 라이브’는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고 있다. 순 제작비 36억원으로 ‘설국열차’의 10분의 1수준이다. 비록 화려한 스케일은 아니지만, 러닝타임 97분의 빠른 전개와 속도감 넘치는 통쾌함, 그리고 하정우의 열연이 더해져 영화는 흥행 기록을 새로 썼다.

김병우 감독은 방송국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관객들을 혼연일체하게 만들었다. 지루할 틈 없이, 빠른 속도감을 느낄 수 있도록 빼곡한 구성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어떻게 해야 재밌게 만들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했어요. 형식이 특이한 영화를 생각하던 중 떠오른 게 뉴스였죠. 사실 영화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재난과 테러가 많지만, 대부분 그 위기에 놓인 시민들이 살기 위해 움직임이 너무나 많은 작품들이 대부분이었죠. 엄청난 돈과 시간을 들여서요.”

굳이 어마어마한 비용과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런 것들을 다 버리고, 처음부터 현장감과 긴장감을 최대한 잘 포착하고자 했죠. 영화를 시작하고 5분이 관건이었죠. 폭탄이 터지는 걸 무조건 빨리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었어요. 대부분 공식으로 치자면 영화 초반 10분 20분까지 캐릭터의 세계관이나 이런걸 보여 주 는게 많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대부분 피하고 긴장감을 계속적으로 유지를 했던 것 같아요. 초반 5분 쯤 사건이 일어나고. 중간 중간 캐릭터의 성격을 넣었죠.”

하정우 단독 주연의 영화. 전혜진, 이경영, 이다윗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로 극의 힘을 보탰지만 이렇다 할 ‘톱스타’는 없었다.

“시나리오 작업이 끝났을 때는 걱정을 할 수 없었죠. 어떻게든 해결이 됐다는 판단이 들었으니 영화를 찍었겠죠? 하정우 선배님하고 근 한 달간을 붙어서 상의했어요. 선배의 가장 좋은 점은 처음부터 본인이 잘 알고 극을 잡고 간다는 거였어요. 감정의 연결이 자연스러웠죠. 영화 전체의 구성도를 높여준 것 같아요.”

테러범은 극 후반까지 목소리로만 등장한다. 하정우는 계속 전화기를 붙잡고 테러범과 통화를 한다. 자칫하면 지루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다. 범인의 목소리 때문일까.

“범인의 목소리는 후반대 다시 녹음을 했어요. 목소리만으로도 가져가야 할 요소들이 많더라고요. 윤영화가 이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위기감을 느껴야 하는 게 가장 일순위였어요. 목소리만 한 3~4번 촬영했던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이)다윗 군이냐고 하는데 아닙니다.(웃음)”

질질 끌지 않는 영화다. 결말 역시 마찬가지다.

“결말에 대해선 애초부터 확고했었어요. 94분의 러닝타임에 무조건 맞춰야 했기 때문이죠. 이런 형식으로 찍은 영화 치고 100분 넘는 영화는 한 편도 없을 거예요. 영화의 몰입도가 높기를 바란다면 빨리 끝을 내야만 했죠.”

굳이 딱히 이렇다 할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철저히 관객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진 오락영화이기 때문이다. 김병우 감독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얘기고, 특별할 게 없다”고 말했다.

“그저 새로운 발견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뭐 정치색이 짙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렇게 비춰질까봐 오히려 조심스러웠죠. 이미 인터넷에 다 나와 있는 에피소드들인데 굳이 정치색이 짙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정치나 언론단체에 잘못을 지적하는 영화가 아니에요. 그냥 그 자체적인 시스템의 문제죠.”

그는 영화에서 비춰지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도가니’나 ‘남영동 1985’처럼 무겁게 접근하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다.

“영화 자체의 성격 상 오락성이 훨씬 많아야 했죠. 그런 사회적인 문제점은 영화를 보면서 짚어갈 수 있는 부분들이긴 하지만, 주된 메시지는 아니에요. 관객들이 그저 속도감과 긴장감 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더 테러 라이브’는 씨네2000의 신작이다. 김 감독은 이번 영화로 이춘연 대표와 손을 잡게 됐다.

“판을 잘 짜주셨어요. 제작자가 하는 일이 어떤 건지 가장 잘 알고 있는 분 같아요. 다른 외압에도 휘둘리지 않았죠. 사실 하정우 선배님도 아마 이춘연 대표님의 그런 모습에 매력을 느끼셨을 것 같아요. 아, 제 소속이요? 글쎄요. 아직 정해진 곳은 없습니다. 하하.”

/사진 임한별 기자 hanbuil@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