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무부 관리허점, 경찰 소재파악 늑장

[헤럴드 생생뉴스]전자발찌를 채웠다고 안심할 수 있을까?

경찰이 전자발찌를 찬 50대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신고를 받고도 소재 파악을 미뤄 검거 기회를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전자발찌 부착자를 관리하는 법무부 중앙관제센터는 용의자와 전화통화까지 하고도 이를 경찰에 통보하지 않는 등 공조 수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15일 오전 3시20분쯤 경북 영주시 영주동 김모씨(50)의 집 보일러실에서 A씨(47ㆍ여)가 손발이 묶인 채 흉기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A씨가 발견되기 하루 전쯤 살해된 것으로 추정했다.

김씨는 특수강간죄로 복역한 후 지난 2월 출소하면서 전자발찌를 부착했다. 김씨와 A씨는 한 달 전쯤 만나 동거를 했지만 최근 자주 다퉜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뒤 김씨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신고를 받고도 소재 파악을 하지 않았다. 경찰이 처음 신고를 받은 것은 지난 14일 오후 10시55분쯤. 영주경찰서 강력계 사무실로 전화를 한 신고자는 “출소한 지 6개월 되고 전자발찌를 부착한 채 영주동에 사는 김씨가 ‘여자를 죽였는데 도와달라’고 하는 것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15일 0시26분쯤에야 법무부 중앙관제센터에 김씨의 소재를 문의했다. 신고를 받은 이름과 용의자 이름의 ‘점’ 하나가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1시간30분 넘게 소재 수사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경찰은 0시48분쯤 용의자의 전자발찌 신호가 휴천동 주변 원룸과 모텔에서 잡힌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경찰은 원룸 일대만 조사하고 모텔 인근 지역은 수색하지 않았다. 경찰은 중앙관제센터로부터 전자발찌 신호가 끊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서야 뒤늦게 집을 수색해 ㄱ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중앙관제센터는 김씨와 통화까지 하고도 경찰에 통화 내용을 통보하지 않아 공조 수사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관제센터는 이날 오전 1시15분쯤 김씨가 출입제한지역인 어린이보호구역에 들어간 것을 확인한 뒤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왜 금지구역에 들어갔는지”를 물었다. 김씨는 태연히 “전자발찌 발신기 충전기를 찾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경찰은 그러나 중앙관제센터 측으로부터 통화 사실이나 통화 내역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과 중앙관제센터의 수사 공조가 무너진 사이 김씨는 이후 오전 1시51분쯤 인근 예식장 옆에 전자발찌 발신기를 버리고 영주시내를 빠져나갔다.

영주경찰서 관계자는 “범죄사실을 특정할 수 있는 근거 등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여서 피해자 신원 확인에 신경쓰느라 김씨 신병 확보에만 치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중앙관제센터에서도 건물을 정확하게 파악해 알려주는 것이 아니어서 신병 확보가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씨는 출소 후 전자발찌를 찬 채 출입금지구역을 지나는 등 여러 차례 준수사항을 위반했던 것으로 밝혀져 전자발찌 부착자 관리의 허점이 드러났다. 안동보호관찰소 관계자는 “김씨가 어린이집을 지나는 등 특정지역 금지 규정을 어기고 전자발찌를 제대로 충전하지 않는 등 준수사항을 여러 차례 어겨 찾아가 지도하기도 했으나 또다시 범죄를 저지를 것으로 우려할 만한 위반사항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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