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검찰의 칼끝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 씨 등 전 씨 직계가족을 향하고 있다. 검찰은 전 씨의 처남 이창석 씨를 124억원 상당의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하고, 이 씨가 관리하던 경기도 오산의 땅 49만4500㎡을 압류했으며 사실상 공범관계에 있는 재용 씨에 대한 소환 조사를 준비중이다.

서울중앙지법 김우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이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있고, 기록에 비춰볼 때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인다”라며 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은 앞서 지난 14일 경기도 오산 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다운계약서 등을 작성하고 전 씨의 차남 재용 씨에게 사실상 땅을 증여하면서도 매도로 꾸며 124억원 상당의 양도세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로 이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 씨가 재용 씨에게 매매를 가장해 경기도 오산 땅 5필지 49만4500㎡를 편법으로 증여했다고 의심하고 이에 대해 압류조치했다. 검찰은 이 씨가 엔피엔지니어링에 판 경기도 오산의 또다른 땅 45만5000여㎡의 대금도 전 씨 자녀들에게 유입된 것으로 의심하고 매각 대금의 출처 및 용처를 추적중이다. 또 이 씨가 소유한 오산 땅을 매입할때 전 씨의 비자금을 자금원으로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매입 자금의 원천도 캐고 있다.

이 씨는 전 씨 자녀들과의 부동산 거래, 자금 대여 등으로 여러번 ‘전두환의 비자금 관리인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 왔다. 이 씨는 재용 씨에게 경기도 오산의 땅을 넘긴 것 이외에도 지난 2011년, 재용씨 소유의 부동산 개발회사 비엘에셋에 90억이 넘는 돈을 빌려줬다. 또 비엘에셋이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390억원대의 부동산을 대출 담보로 제공해주기도 했다.

전 씨의 장남 재국 씨의 회사인 시공사에도 2001년, 2007년 두차레에 걸쳐 각각 13억5000만원, 3억7500만원의 자금을 융통해줬다가 돌려받기도 했다. 전 씨의 딸 효선 씨에게 넘어간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의 땅 2만6000㎡역시 이순자 여사로부터 이 씨에게 넘어갔다가 다시 효선 씨에게 넘어가는 구조를 띄고 있다.

검찰이 이 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재용 씨 등 전 씨 자녀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검찰은 오산 땅 매입 자금의 원천과 매각 자금의 용처를 집중 추적해 재용 씨 등의 혐의가 드러나는 대로 이르면 다음주부터 당사자들을 줄줄이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이 씨는 과거에도 여러차례 전 씨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지목됐지만 5공비리 특위조사, 1996년 검찰 조사 등 두번에 걸친 조사를 모두 피해나간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검찰이 전 씨의 비자금을 관리한 사실을 입증할 만한 여러증거를 사전에 확보함으로써 법망을 빠져나가기 힘들었다는 분석이다.

한편 검찰은 전 씨의 누나 아들 이재홍(57)씨가 지난 1991년 6월 강모(78), 김모(54)씨와 함께 사들였다가 2011년 박모 씨에게 51억여원에 매각한 서울 한남동 일대 부지 578㎡도 법원에 압류를 신청했다. 검찰은 이 씨가 해당 부지를 매입한 자금이 전 씨 비자금이고 2011년 매각한 대금 중 일부가 전 씨 측에 흘러들어 간 정황도 확인했다. 검찰은 지난 13일 이 씨와 김 씨를 체포해 이틀간 조사를 벌였다가 “얻을 것은 대부분 얻었다”며 이들을 석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