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이집트 유혈사태와 미국 멕시코만의 원유 공급차질 등 악재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정유화학주의 주가 변화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재스민 혁명 ’때와는 달리 이번 사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적인 요소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8월 이후 서부텍사스유(WTI)와 두바이유 등 국제유가의 가격이 배럴당 107달러를 넘어서며 연중 최고 수준인 108달러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부텍사스유의 경우 최근 6거래일 동안 가격이 상승하며 지난 16일(현지시간) 107.46달러까지 치솟았다.
특히 이집트 사태가 장기화로 접어들어면서 공급차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고,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석유제품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제유가 강세 역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2년 동안 ‘한계선’이었던 109달러의 벽이 무너질 경우 유가가 12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유가와 정유화학주는 그동안 밀접한 관련을 맺어왔다. 업종 특성상 원재료 가격의 변동이 제품가격에 바로 반영되는 효과 때문이다. 국제원유 가격이 오를 경우 이미 확보한 제품 가격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는 ‘재고 효과’ 또한 크다.
지난 2011년 재스민 혁명이 발발했을 때 중동지역의 정치불안으로 국제유가가 113달러 수준까지 급등하면서 국내 정유화학주들은 가장 큰 수혜주로 꼽혔다. 당시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등 관련 주가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정유화학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경기 불안과 미국의 양적완화 우려 등 글로벌 경제의 변수 요인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등 시장 상황이 정유화학주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재스민 혁명때처럼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유화학주의 단기 조정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추석연휴가 9월 중순에 자리 잡고 있어 화학제품 비수기가 예년보다 빨라질 전망”이라면서 “8∼9월 정제마진 위축으로 국내 정유사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조정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연구원은 “실적개선이 전망되는 금호석유와 배당 매력이 높은 종목인 휴켐스 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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