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ㆍ김지희 인턴기자]서울시가 지정한 전력다소비 건물에 대한 의무적 절전규제 기간이 오는 30일까지로 앞으로 4일 더 남았지만 지난 26일 개강한 대학교들이 이를 지키지 않고 에어컨을 펑펑 틀며 전기를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전력 피크시간(오전 10~11시, 오후 2~5시)에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켠 강의실도 많았다.

26일 개강한 서울여자대학교는 중앙냉방시스템으로 에어컨을 가동했다. 하지만 각 강의실에 설치된 온도조절기를 통해 학생들이 임의로 기준온도 26도 아래로 목표온도를 설정했다. 이에 이날 오전 10시10분께 이 학교 인문사회관 1층 총 8개의 강의실 중 4곳의 에어컨 목표온도는 18~21도를 가르켰다. 같은 시각 한 학과사무실의 목표 온도도 23도였다. 오전 11시30분께 학생 7명이 다음 수업을 기다리고 있는 인문사회관의 한 강의실에서는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었다. 낮 12시에는 8개 강의실 중 2곳이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켠 채 강의를 진행했다. 특히 서울여대 과학관, 인문사회관, 중앙도서관 등 어느 건물에서도 절전 문구는 보이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이날 개강한 국민대학교는 강의실 문이 열리면 주변 복도에서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에어컨을 가동했다. 오후 3시께 이 학교 국제관 1층의 7개 강의실 중 3곳의 에어컨 목표온도는 16도로 맞춰졌다. 이중 1곳은 창문을 열어놓은 채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었다. 빈 강의실에 에어컨이 켜진 경우도 있었다. 해당 강의실의 실내온도는 23도, 목표온도는 16도로 설정돼 있었다.

국민대 2학년 김모(21) 양은 “오늘 강의를 2개 들었는데 냉방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며 “강의 중에 긴팔옷을 꺼내 입는 여학생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전력 최대 소비처는 연평균 3만3512㎿를 소비한 대학교였다. 이어 병원, 백화점, 호텔, 대기업 사옥 순이었다.

서울 시내 모 대학 관계자는 “대학의 전력 소비가 높은 것은 건물이 많은 데다 연구실에서의 전기사용량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대학의 전력비가 일반용 보다 싸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학 내 시설은 여름철 기준으로 ㎾h당 106.9원인 일반용 전력비보다 20%가량 싼 90원의 교육용 전기료가 적용된다”며 “일반 건물에 공급되는 전력비보다 싸기 때문에 일부 대학들이 에너지를 낭비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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