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ㆍ김훈일 인턴기자] 지방에서 집배원을 하는 A (40)씨는 요즘 출근하기가 싫다. A 씨는 서신과 택배를 전하는 집배원의 고유업무 외에도 연초에는 보험판매를, 4~5월에는 경조카드를 팔아야했고, 추석명절을 앞둔 지금은 ‘우체국 쇼핑‘이 선보이는 선물용품 판촉에 나서야 했다.
A 씨는 “구역에 세대수가 몇가구나 된다고...”라며 하루가 멀다하고 닦달하는 상사의 실적압박에 치를 떨었다.
‘행복을 전해주는 사람’이었던 우체국 집배원. 멀리 빨간 오토바이가 보이면 사랑하는 사람의 소식을 찾아 한달음에 뛰어가던 일은 옛 이야기가 됐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이메일 서신교환이 보편화되면서 일반우편 이용자가 급감했다.
이에 따라 우편사업 적자폭이 늘어난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보험, 우체국예금 등 금융사업 쪽으로 눈을 돌린지 오래다. 그러다 보니 불똥이 집배원들에게 튀었다. 집배원은 소식을 전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보험판매원, 상품 판매원이 됐다. 당연히 업무강도는 높아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규직 집배원 전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집배원도 생겼다. 발착보조 일부터 시작해 2년에 걸쳐 계약직으로 있다가 정규직 전환 기회를 얻었지만 이를 포기한 B(31) 씨 얘기다. B 씨는 “하루 업무시간이 16시간인 것은 기본이고, 주말에도 출근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초과근무수당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본부차원에서 사업상 연간 목표치를 정해주는 것은 맞지만 직원들에게 보험 판매를 강제하지는 않는다”며 “희망하는 사람에 한해 보험모집 코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 우편사업의 적자가 심화돼 살아남기 위해서는 분발해야 한다는 독려는 인해 직원들이 심리적인 압박을 느낄 수는 있다. 직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편사업 경영수지는 2011년 439억원 적자에서 2012년 707억원 적자를 내는 등 적자가 심화되고 있다. 전체 사업이 연 평균 2.8% 씩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어 올해 적자폭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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