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ㆍ김하은 인턴기자] 인터넷을 통해 사랑을 찾는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을 짓밟은 미국의 모녀사기단이 나란히 감옥에 가게 됐다.

인터넷에서 만난 싱글 374명에게 사귀자고 접근한 뒤 약 100만 달러를 뜯어내 법정에 선 모녀가 총 27년형을 선고받았다고 29일(현지시간) BBC 방송이 보도했다.

미국 콜로라도 주법원에 따르면 덴버 시에 거주하던 캐런 바세르(63)와 그녀의 딸 트레이시 바세르(42)는 지난 2009년 2월부터 지난해 3월 사이에 인터넷에 외롭다고 글을 올린 싱글들에게 접근해 사귄 뒤, 돈이 필요하니 입금해달라고 꼬드겨 총 110만 달러(약 12억2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엄마 캐런에게는 12년형, 딸 트레이시에게는 15년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인터넷 데이트 사이트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외롭다’는 글을 올리거나 자신의 상태를 ‘애인 없음’이라고 표시한 사람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피해자 대다수는 여성이었지만 이들의 국적은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41개국으로 다양했다.

법원은 이들이 범행 대상을 정한 뒤에는 주로 자신이 아프가니스탄 등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 군인이라고 사칭해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피해자들이 믿게 하기 위해 위조 서류를 보내거나 타인의 사진도 도용했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와는 주로 이메일과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치밀함도 보였다.

어느 정도 사이가 무르익으면, 이들은 “피해자를 실제로 만나고 싶으니 여행경비를 부쳐달라”고 말해 돈을 받아냈다. 돈을 입금하기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엔 위성전화 비용을 내달라는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이 중에는 최고 5만2000달러(약 5768만 원)를 건넨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들의 범행 행각을 끝까지 추적한 경찰에 의해 꼬리를 잡혔고, 결국 지난해 검거됐다.

콜로라도 주 경찰 관계자는 “이들을 도와 사기를 벌인 공범을 아직 다 검거하지 못했다”며 수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선고가 끝난 뒤 콜로라도 주 검찰총장 존 서더스는 “사랑과 미군의 이름으로 저지른 몰지각한 범행”이라며 “엄중한 법정형에 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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