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딩 시작 4시간 만에 목표액 100% 달성 … 소송비 모금뿐만 아니라 꿈나무 지원까지

게임인 1,500여명의 힘이 모여 희망을 밝히고 있다. 지난 5월 일러스트 전문 외주 제작사 팝픽이 소속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노동 착취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업계의 관심이 몰린 바 있다. 일명 '팝픽 사태'에 뿔난 40명의 일러스트레이터가 '팝픽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펀딩에 나섰다. 김형태, 꾸엠, 흑요석 등 40명의 일러스트레이터로 구성돼 있는 '팝픽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 20일부터 한 달 동안 'PICTURIZE YOUR FUTURE 팝픽 소송 모금 프로젝트(이하 팝픽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팝픽 프로젝트'는 모금 시작 4시간 만에 목표액 1,800만 원을 달성했다. 목표액 달성 이후에도 게임인들의 지속적인 참여가 이어져, 현재 1,500여명이 참여해 약 5,700만 원 모금액을 넘어서고 있다.(6월 28일 기준) '팝픽 프로젝트'에 모금한 게임인들은 업계에 깊이 자리한 폐단을 바로잡을 기회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팝픽대책위원회' 측은 "사건이 발생한지 한 달여가 지나서 관심이 줄어들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큰 관심을 갖고 계신다는 점에서 감사하고 있다"며 많은 게임인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일러스트레이터 노동 착취 심각팝픽은 일러스트 전문 외주제작사이자 일러스트북을 발행하는 출판사다. 더불어 국내 최대 커뮤니티인 '방방곡곡, 창작을 배우는 사람들(이하 방사 카페)'을 운영하며, 명실공히 일러스트계의 큰 손으로 영향력을 미쳤다. 문제는 지난 5월 팝픽에 근무했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계약 조건과 운영 실태 등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실무 교육을 명목으로 과도한 외주 작업 배당 완성도를 문제 삼아 '반페이' 지급 최저 임금에 못미치는 임금 타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을 대표 이름으로 출판물 등록 등 수십 명에 달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방사 카페' 및 SNS에 고발을 했다.

→ 커뮤니티인 '방방곡곡, 창작을 배우는 사람들'에는 팝픽에서 근무했던 일러스트레이터들의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가 커지자 팝픽 측은 사과문 및 소속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출판권 계약 해지 요청 동의서를 전달했지만, 내용의 불분명성 등을 들어 대다수가 거절의 의사를 표시했다. 피해 일러스트레이터들은 팝픽에 엄중한 책임을 묻기 위해 민ㆍ형사 소송을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당초 트위터를 통해 소규모로 모금이 진행됐지만, 부족한 금액을 충당하기 위해 '팝픽대책위원회'가 발벗고 나서게 됐다.

'팝픽대책위원회' 40인 펀딩 결성'팝픽대책위원회'는 '블레이드&소울'의 김형태, '확산성 밀리언아서'로 유명한 꾸엠, 흑요석 등 업계에 영향력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40인이 구성했다. '팝픽대책위원회'는 책, 엽서, 액자 등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을 판매한 금액을 모아, 피해 일러스트레이터의 민ㆍ형사 소송 비용을 충당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펀딩 사이트인 유캔펀딩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팝픽 프로젝트'는 최소 5,000원부터 최대 400,000원까지 다양한 금액대로 나뉘어 있다. 현재까지 1,486명의 게임인이 펀딩에 참여해 57,827,000원의 금액이 모였다.(6월 28일 오후 2시 기준)

→ 1,800만 원을 목표로 했던 펀딩은 약 5,700만 원의 모금액을 달성하고 있다

특히 당초 목표액이었던 18,000,000원은 펀딩 시작 4시간 만에 100%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펀딩은 6월 20일부터 7월 21일까지 약 한달 동안 진행된다. 현재의 참여율이 이어진다면 억 단위의 모금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 '팝픽대책위원회'는 소송 비용 및 작품 생산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도구가 없거나, 교육 받을 여건이 되지 않는 일러스트레이터 꿈나무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모금이 '팝픽 사태'의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단편적인 사안에 그치지 않고, 시장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2의 팝픽 사태' 방지 필요'팝픽 프로젝트'는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게임인 전체가 주축이 된 모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간 게임 개발자, 더 나아가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소위 '열정 노동'이라는 미명 하에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번 모금을 통해 게임인이 힘을 뭉쳐 업계에 뿌리 내리고 있는 폐단을 바로잡을 기회라는 목소리가 높다. 트위터 아이디 신××는 "적은 금액이지만 후원 완료, 팝픽 소송 모금 프로젝트를 응원합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SNS에는 업계인뿐만 아니라 게임을 사랑하는 유저들까지 '팝픽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인증글을 올리며 붐을 일으키고 있다. → '팝픽 프로젝트' 참여를 호소하는 글과 참여 인증글이 SNS에 퍼지고 있다

한편, '팝픽 사태'의 중심에 서있는 제작사 팝픽은 지난 6월 28일까지 외주 계약을 마치고 6월 30일 폐업을 결정했다. 더불어 송현정 대표가 운영하는 그래픽 학원 팝픽 아카데미도 새로운 관리자에게 양도될 예정이다.'팝픽 대책위원회'는 "작가에 대한 착취부터 표절 의혹까지 해명해야할 사안이 아직 많다"며 "팝픽은 책의 재고를 처분하고 회사를 정리하는 등 사과의 뜻이 없어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갑의 횡포가 사회적 이슈로 자리하고 있는 지금, '팝픽 프로젝트'는 이를 바로 잡는 첫 단추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강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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