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 당시 운항을 담당한 기장이 항공기 전환 교육 과정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장이 항공기 면허증을 취득하면 실제 항공기에서 20회까지 베테랑 기장과 함께 실습을 진행하는데, 이번 기장은 그 중 9회째 과정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 세계 항공사가 동일하게 밟는 교육 과정이고, ‘멘토’ 역할을 담당하는 부기장이 동승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사고 원인로 성급하게 연관지을 수 없다는 게 항공업계의 반응이다.

아시아나항공 사고 여객기에 탑승한 기장은 이강국(46), 이정민(49) 기장 등 2명이다. 두 기장 모두 1만시간 내외의 비행경험을 보유했으며, 기장을 맡은 시기 역시 4년 차에 불과하다. 둘 다 운항 경험으론 베테랑에 속하는 조종사이다.

논란은 사고 기종인 B777 비행 경험 차이이다. 사고 당시 기장석에 앉아 있던 기장은 이강국 기장으로, 이번 비행에서 항공지 전환 실습 과정에 있었다. B777 비행 경험이 많은 이정민 기장은 이강국 기장의 ‘멘토’ 역할을 담당하며, 부기장석에 앉아 있었고, 이강국 기장은 B777 항공기 면허를 취득한 후 통상 20회 가량 진행되는 실습 과정 중 이번 비행이 9회째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강국 기장의 B777 비행 경험이 43시간 뿐인 이유이다. 이 기장은 이번 B777 면허 취득 전에도 B737, B747, A320 등을 운항한 경험이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기장이 해당 기종의 면허를 취득한 이후 ‘운항경험훈련 10회와 60시간 비행’, 혹은 ‘운항경험훈련 20회’를 충족하도록 돼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그중 ‘20회 운항경험훈련’을 채택하고 있다. 이강국 기장은 이에 따라 사전 이론 교육 80시간, 시뮬레이터 훈련 24시간 과정 등을 모두 수료한 이후 총 20회의 운항경험훈련 과정을 수행하던 도중 사고가 발생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미주, 유럽 노선 등에 상관없이 B777 기종에서 운항경험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기장이 되기 위한 조건은 항공사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통상 4000시간 이상 비행 경험에 4~5년의 부기장 경험 등을 보유해야 한다. 이번 사고기의 기장 역시 모두 이런 조건에 충족하고 있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 역시 지난 7일 기자 브리핑을 통해 “두 기장 모두 운항법에 문제될 게 게 없는 기장”이라고 밝혔다.

면허 취득 이후 실습 과정 역시 불가피한 수순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시뮬레이터 과정을 거쳐 항공기 면허를 취득하는데, 이후 실습 경험을 쌓는 건 교육 수순”이라며 “경험 많은 기장이 함께 동승해 실습을 진행하는 건, 전 세계 항공사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이정민 기장은 한국항공대 출신으로 1996년 2월 아시아나에 입사해 17년간 근무했으며 총 비행시간이 1만2387시간에 이르는 베테랑 기장이다. 2001년부터 기장이 됐으며, 사고 기종인 B777을 3220시간 비행한 경험이 있다.

아시아나 항공운항인턴 출신인 이강국 기장은 1994년 3월 아시아나에 입사한 이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교육을 거쳐 규모가 작은 비행기부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았고, 비행 시간이 총 9793시간으로 1만 시간에 육박하는 기장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B747 등 대형 비행기의 부조종사를 맡기 시작해 2005년에 기장으로 승격됐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B777-200 여객기는 지난 6일 오후 4시 35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이날 새벽 3시 28분 샌프란시스코공항 28번 활주로에서 착륙하던 도중 동체가 활주로에 충돌하고서 활주로를 이탈, 기체가 파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