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착륙사고, 최악의 사태를 막은 영웅들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항공기 천장이 화재로 녹아 뻥 뚫려버렸다. 내부는 시커멓게 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아시아나항공 214편 착륙 사고 현장은 이처럼 처참하기 이를 데 없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총 2명. 동체가 절반 이상 타버렸고, 항공기에 307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타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뜻밖에 인명피해가 적다. 이처럼 피해가 최소화된 것은 바로 사고기에 탑승한 승무원들 덕이었다. 그들이 메뉴얼에 따라 승객들을 일사천리로 탈출시킨 결과 기체가 화염에 휩싸이기 전에 모두 빠져나올 수 있어 최악의 사태를 막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승무원들의 사고 당시 노력이 외신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힙합 공연 프로듀서인 승객 유진 앤서니 나씨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승무원들의 ‘영웅적인’ 노력을 전했다. 그는 “몸집도 작은 여승무원이 승객을 업고 사방으로 뛰어다니고 있었다”며 “그녀는 영웅이었다”고 극찬했다. 사고기에 탔던 스티브 코스그로브씨도 “10시간의 교대근무가 끝날 무렵 갑자기 사고가 일어났다고 상상해보라. 침착하고 냉정하게, 모든 이들을 내보내야 한다. 아시아나의 승무원들은 오늘 그걸 해냈다”고 말했다.
사고기의 이윤혜 캐빈매니저(최선임 승무원)에 대한 찬사도 이어졌다. 이 매니저는 승객들이 모두 대피할 수 있도록 진두지휘하면서 마지막까지 비행기에 남아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본인보다는 승객들의 건강을 우선시하며, 정작 자신은 의료진의 계속되는 권유에 마지못해 병원으로 향한 사실이 트위터를 통해 전해졌다. 이에 조앤 헤이스-화이트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장은 그를 ‘영웅’으로 칭하며 찬사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승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뿐 아니라 이들의 지시에 효과적으로 따라준 승객들 역시 참사를 막은 영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승무원을 도와 사람들의 탈출을 도운 미국인 벤자민 레비씨의 무용담이 화제다. 그는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 비상탈출구를 열고 50여 명의 승객이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 귀감이 되고 있다.
이번에 사고가 난 B777은 탈출구가 열리지 않아도 탑승객 모두가 90초 내에 탈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최신식 기종이다. 하지만 승무원들의 침착한 대응과 승객들의 질서의식이 없었다면 최신 기종이라도 대형 참사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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