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개봉‘레드2’서 세계 최고 킬러 役 이병헌
세 번째 할리우드 진출작 격투·총격신 등 화려한 액션 가득 존 말코비치·앤서니 홉킨스… 최고의 명배우들과 어깨 나란히
전설적인 관록의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레드: 더 레전드’(이하 ‘레드2’)에 출연한 이병헌은 극중 두 차례 한국어 대사를 한다. 복수의 상대인 브루스 윌리스에 대고 “어떻게 해줄까, 어디서부터 찢어줄까”라고 원한의 말을 던지는가 하면, 후반부에선 “○됐네, ××”이라고 욕설을 뇌까린다.
“원래는 영어 대사였는데, 제가 연기하는 인물이 격한 감정에 휩싸여 있는 상황이니 만큼 한국어로 해보면 어떨까 감독에게 제안을 했죠. 직역은 이상하고 제가 현장에서 우리말로 고쳤습니다. 감독이 재미있다고 이것저것 다른 대사들도 고쳐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다른 장면에선 어색했고, 후반부에선 한국 팬들에게 팍 와 닿을 수 있는 한마디가 좋겠다 싶어 욕설을 넣었어요.”
‘레드2’는 이병헌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지 아이 조’ 시리즈의 1, 2편에 이어 세 번째 할리우드 진출작이고, 그만큼 미국 영화계에서 이병헌의 한층 커진 존재감을 보여준다. 일단 출연진이 화려하다. 액션 스타 브루스 윌리스와 영국의 국민 여배우라 할 만한 헬렌 미렌을 비롯해 존 말코비치, 앤서니 홉킨스, 캐서린 제타 존스와 함께 이병헌이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영화 개봉(18일)을 이틀 앞두고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이병헌은 “내가 어려서부터 극장에서 보고 자랐던 명배우들이 한두 명도 아니고 이렇게 한꺼번에 출연하는 작품에 함께했다는 것은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돌아가신 부친의 사진도 영화 속에 등장한다. 이병헌에겐 그보다 더한 감격은 없었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선 TV에서 주말의 영화를 보시면서 작품의 내용과 대사뿐 아니라 배우들의 이름과 개인사까지 외우실 정도로 할리우드 영화 마니아셨습니다. 어린 시절 제 손을 잡고 극장에 가신 적도 많죠. 아버지를 통해서 제가 영화를 배웠습니다. 미국에서 핸드프린팅 행사를 할 때 현지 인터뷰에서 ‘할리우드 영화 팬이셨던 아버지께서 지켜보신다면 제일 기뻐하실 것 같다’고도 했었죠. 감독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제작사에서 편집할 때 ‘다른 장면은 빼도 이병헌의 아버님 사진이 등장하는 부분은 절대 건드리지 마라’고 했다더군요. 아버지 성함도 제 이름과 함께 엔드 크레디트에 올라갑니다.”
‘레드2’는 은퇴해 부인과 평화롭게 살고 있던 전직 미국 CIA 요원 ‘프랭크’(브루스 윌리스 분)와 그와 운명을 함께했던 동료 ‘마빈’(존 말코비치 분), 여전히 킬러 본능을 작렬시키며 살고 있는 영국 첩보원 ‘빅토리아’(헬렌 미렌 분), 치명적이고 관능적인 독기를 잃지 않은 러시아 스파이 ‘카자’(캐서린 제타 존스 분) 등이 1970년대 냉전시대 핵물리학자 ‘베일리’(앤서니 홉킨스 분)가 주도했던 핵무기 프로젝트의 비밀을 둘러싸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그린 코믹 액션 영화다. 이병헌은 한국 정보요원 출신의 세계 최고 킬러 ‘한’으로 등장해 이들의 추격전에 가세한다. 격투, 총격, 자동차 추격 등 이병헌의 액션은 영화 속에서 가장 화려하다. 명배우들과의 코믹 연기 호흡도 제대로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위해 비빔밥 200인분을 준비했지만 추위 속에서 꽁꽁 언 채로 대접해야 했던 일이며, 자신을 무술의 달인으로 여기는 브루스 윌리스, 엄마 같고 누나 같았던 헬렌 미렌 등 촬영 뒷얘기를 전한 이병헌은 대배우들로부터 생일과 결혼 축하를 받은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미국 LA 시사회 끝나고 뒤풀이에서 다른 배우들이 커다란 케이크를 가져오더군요. ‘레드’라는 영화 제목 밑에 ‘해피 버스데이 투 병헌’이라고 쓰여진 케이크였습니다. 어디서 들었는지 저에게 결혼을 축하한다며 한 명씩 포옹을 해줬습니다.”
이병헌은 오는 9월 후배 배우 이민정과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으며, 차기작은 전도연과 주연을 맡은 ‘협녀’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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