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체납 추징금에 대한 환수 집행과 관련수사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가운데 과연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높다. 관건은 이번에 압수하거나 압류한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재산이 추징 대상인 전 전 대통령의 은닉재산과 관련돼 있음을 입증하는 데 있다.

공무원범죄 몰수 특례법 일부개정안, 이른 바 ‘전두환 추징법’의 국회 통과로 제3자 추징이 가능해진 까닭에 검찰이 이전까지 제대로 손대지 못하던 일가 친인척으로 추징 대상을 넓힐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추징 요건을 따진다면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은닉재산과 관련성을 입증하지 못한 재산은 환수조치할 수 없다. 땅만 잔뜩 뒤집어 놓고 정작 농사는 못 짓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장남 재국 씨 소유 도서출판 시공사, 야생화단지 허브빌리지 등 가족 소유재산도 전 전 대통령의 은닉재산 또는 비자금과의 연관성이 입증돼야만 추징할 수 있다.

은닉 재산을 통해 불어난 재산 중 얼마 만큼을 환수할 수 있는지도 법률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 은닉재산이 친인척 재산 형성 과정에 기여했을 경우 은닉 재산은 물론 현재 형성된 자산에 대해서도 압류가 가능하다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으나, 개인의 경영 능력 등에 의한 재산 형성 기여치 등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 전 대통령 측이 재산을 국외로 빼돌린 후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해 세탁하거나 은닉, 증식한 부분이 있다면 이 역시 환수 대상에 포함된다. 재국 씨는 2004년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최근 드러난 바 있다. 이 당시 동생 재용 씨에 대한 검찰의 조세포탈 사건 수사로 ‘전두환 비자금 은닉’ 문제가 불거졌던 때여서 거액이 페이퍼컴퍼니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입증은 국내 은닉재산을 찾는 것보다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 역외탈세, 해외비자금 등에 대한 검찰, 국세청 등 관련당국의 입증 실적은 신통치 않은 게 사실이다. 아예 해외 금융거래 내역을 확보하지 못해 수사가 멈춰서는 수도 있다. 사법 공조가 돼 있는 국가라 할지라도 자료를 건네받는 데 서너 달씩 걸리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정들 때문에 법조계는 지나친 핑크빛 전망을 경계하고 있다. 한 재경 변호사는 ”이미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 재산을 은닉해 뒀다고 보이므로 입증까지는 여러 단계를 넘어서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