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현대ㆍ기아자동차가 ‘진짜’ 차값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금까지 신차를 출시하면서 기존보다 조금씩 가격을 인상했다면, 이젠 기존 모델보다 더 싼 신차가 늘고 있다. 옵션 등이 늘었기 때문에 ‘사실상’ 가격 인하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 기존 가격 정책과도 달라진 모습이다.
24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올해 현대ㆍ기아차가 선보인 연식변경이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신차 중에서 기존 모델과 신차 가격이 같거나 오히려 가격이 내려간 모델은 7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출시한 더 뉴 스포티지R(2.0 디젤 2WD)은 주력 모델인 프레스티지 등급이 기존 2625만원에서 2565만원으로 60만원 내려갔다. 최상위등급 노블레스는 2855만원에서 2775만원으로 80만원 인하했다.
2014년형 뉴 쏘렌토R(2.0 디젤 2WD) 역시 지난 6월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프레스티지와 노블레스 등급 판매가격을 각각 170만원, 75만원 인하했다. 알로이 페달, 19인치 알로이휠, 센터 트레이 무드 램프 등 각종 편의사양을 기본 적용하면서도 가격을 내렸다. 기아차 관계자는 “가격을 올린 등급도 인상폭을 최소화해 고객 부담을 최대한 줄였다”고 전했다.
주력 모델도 예외는 아니다. 2014년형 쏘나타는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기존 2013년형 모델과 가격을 동결(스타일, 2210만원)했다. 스마트나 모던, 프리미엄 등급 등도 인상액이 5만~7만원에 그쳤다. 2013년형 모델을 출시할 때에는 기존 모델 대비 최대 40만원까지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돌아온 더 뉴 K5는 최대 55만원 가격을 인하했다. 터보 엔진의 프레스티지 등급은 기존 2795만원에서 2850만원으로 55만원 신차가 더 저렴하다. 2.0 가솔린 엔진 모델 역시 기본 등급 디럭스는 가격을 동결했고, 최상위 등급 노블레스는 7만원 인하했다.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 운전석 메모리 시트, 통풍시트 등 각종 사양은 오히려 늘어났다.
올해 초 출시한 2013년형 K5 하이브리드도 기존 모델보다 45만원(노블레스) 가격을 인하했고, 2013년형 K9 역시 291만원 가격이 떨어졌다. 2013년형 그랜저는 등급에 따라 가격이 동결되거나 202만원 인하됐다.
이 같은 가격 정책은 ‘사실상’ 가격이 인하됐다고 강조한 기존 정책과 크게 다른 흐름이다. 지난해 5월 신형 싼타페가 출시할 당시 기존 모델 대비 24만원(럭셔리 등급) 인상했고, 지난해 8월 출시한 2013년형 아반떼 역시 기존 모델 대비 25만~65만원 인상한 바 있다. 첨단 사양을 추가했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도 실제론 가격 인하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지만, 일각에선 연식변경 등을 할 때마다 가격을 인상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BMW나 도요타 등 이미 수입차 브랜드가 320d, 캠리 등 주요 신차 모델을 출시하면서 기존 모델보다 판매가격을 더 저렴하게 책정한 것도 국산차 가격 인하를 가져온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고 수입차 공세에 맞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판매가격을 공격적으로인하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