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4대 사회악 현수막 내걸고 전단지 붙이는 데 누구보다 요란을 떨고 있다. 그런데 왜 딸랑딸랑 방울 소리가 날까? 굽실굽실 허리 꺾는 소리가 날까? 한심하기 짝이 없다.”

안도현 시인이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100일 동안 성폭력ㆍ가정폭력ㆍ학교폭력ㆍ불량식품 등 ‘4대악 근절’에 올인한 경찰에는 뼈아픈 일침이다.

“정부 출범 100일이 되는 6월 4일까지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4대악 척결에 경찰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지역 지휘관에게 책임을 묻겠다.”

이성한 경찰청장이 취임 직후 첫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경찰에게 지난 100일은 ‘4대악과의 전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지난 100일이 마냥 매끄러웠던 것은 아니다. 경찰 수뇌부의 새 정부에 대한 ‘코드 맞추기’ 가 실적주의로 변질되리란 우려가 끊이질 않았다. 보안과 형사까지 시장거리를 나돌며 불량식품 첩보를 수집하는 등 실적 압박에 본업마저 망각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지난 4일 경찰은 수뇌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4대 사회악 근절 100일 추진 상황 점검 및 향후 과제 관련 토론회’도 개최했다. 대대적 홍보를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이날 배포된 보도자료는 토론회 취지를 요약한 달랑 3쪽 분량이었다. 이는 경찰 수뇌부 역시 4대악 척결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일선 경찰의 업무 공백과 불만이 팽배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경찰청의 한 총경급 간부는 “자화자찬식 성과주의 보고대회는 곤란하다. 4대악 근절활동에 대한 자기반성이 담겨야 한다”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국민적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수렴되지 않고 ‘새마을운동’식 캠페인에만 집착한다면 부작용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4대악을 근절하겠다는 경찰의 일성에도, 여기저기서 폭력이 난무하고 지방의 도주범은 서울 한복판에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마당이다. 경찰이 어떤 사탕발림으로 실적을 포장한다 해도 국민이 체감하는 치안 환경이 좋을 리 없다. 경찰의 자각은 뒤늦었지만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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