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2000 고지에서 또다시 미끄러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올들어 상승장이던 선진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환율 움직임이 방향을 틀면서 예측도 어려운 때다. 특히 국내 증시 수급의 열쇠를 쥔 외국인이 최근 들어 매매 패턴을 바꾸면서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5거래일째 비차익프로그램 매도를 진행중이다. 이날 오전에도 장 시작후 한시간여만에 240억원이 넘는 비차익 매도세를 쏟아내고 있다. 이 같은 행보가 이례적인 것은 뱅가드 상장지수펀드(ETF)의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매도세에도 비차익에서 외국인이 꾸준히 매수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비차익 매도 전환은 통상 투자 포트폴리오 상 한국 시장 비중을 줄이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향후 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도 일단 이 같은 움직임이 한국 관련 글로벌 펀드의 움직임이 달라진 것으로 해석한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2일 이후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관계없이 글로벌 펀드의 자금 유출이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외국인의 비차익 매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비차익 매도가 한동안 나타나더라도 그 기간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IT와 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중심으로 외국인이 개별종목 매수를 재개했다는 것은 시장 수급에서 긍정적 요소라는 설명이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비차익에서 매도하는 세력이 기존 펀드의 한국 시장 비중 축소인지 아니면 새로운 매도세력인지는 불분명하나, 글로벌 이머징 펀드 내에서의 비중 조절이라면 비차익에서의 순매도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외국인의 개별종목 매수에 대해서도 일본 시장에서 빠져나간 해외투자자금이 국내에 잠시 거쳐가는 것이란 해석도 있지만, 현물시장에서의 매수 속도가 빠르고 공매도나 대차잔고 움직임도 변화가 없어 부정적으로 해석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비차익 매도세가 꺾이는 시점에서 반등에 대한 기대를 해볼 수 있다.
이은택 동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보험ㆍ연기금의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코스피는 하방으로 1980선을 1차, 1960을 2차 지지선으로 삼아 전고점 상향 돌파를 다시 시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거시경제 움직임도 국내 증시에는 나쁘지 않다. 엔저가 주춤한 데 이어, 달러지수는 지난 5월말을 고점으로 하락전환하며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가치가 떨어지면 신흥국으로 투자금이 유입되고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끌 경기민감 대형주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현상이 현재 장세의 핵심 동력”이라며 “대형주 순환매를 염두에 둔다면 가격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금융이나 정유 업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전략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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