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SBS 월화극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김대비를 맡은 김선경(44)의 활약은 컸다. 장옥정(김태희)을 늘 궁지로 몰아넣는 지독한 시월드의 중심이었지만 김대비가 옥정(김태희)을 구박하면 할수록 옥정과 숙종(유아인)의 사랑은 더 단단해졌다.
지금이야 다시 숙종이 옥정과 동평군 이항(이상엽)의 사이를 의심하고, 옥정도 숙종의 성총을 다른 궁녀에게 뺏길까 전전긍긍해 하지만 김대비는 중전이었던 인현(홍수현)을 좋아하면서도 결과적으로 옥정과 숙종간 사랑의 가교 역할을 했다. 말하자면 김대비의 막장 시어머니 행세는 옥정의 전투력을 강화시켜 준 셈이다.
“장옥정을 저렇게까지 미워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선과 악의 대립구도를 빨리 만들어야 했다. 그 안에서 표현하려니까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사극은 전개가 매우 빠르다. 아들(숙종)과 독대 장면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아들에 대한 사랑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악인인데도 모성애가 상당하지 않나. 죽기 전 아들에게 성군이 돼달라는 대사에 모든 게 함축돼 있었다.”
김선경은 “무조건 내치는 독종은 아니지 않았느냐"고 하면서도 “아들을 설득하는 게 부족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아들이 옥정이에게 마음이 완전히 넘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설득하기 힘들었다. 요즘 같으면 아들을 관심도 없는 여자와 결혼시키는 게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왕실의 법도상 이해하고 잘 해라고 한 것이다“
김선경이 총애한 인현왕후는 좋은 사람이고, 그녀가 싫어한 장옥정은 나쁜 사람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둘 다 여인이다. 인현이 저렇게 참았을까, 옥정은 그렇게 못되게 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인현의 성격과 성품도 이해되고 장옥정 같은 여자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성격은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다.”
김선경은 원래 10부에서 죽기로 돼있었다. 하지만 워낙 실감나는 연기로 16부까지 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퇴장했다. 강력한 시월드의 구축은 그녀의 임무였다. 김대비가 표독해질수록 시청률은 상승했다. 김대비의 사망 직전 시청률은 두자리수로 올라갔다.
김선경은 인현의 부친이자 서인의 거두 민유중(이효정)에게 뇌물을 받아 서인에게 기운다. 하지만 김선경은 “대비가 뇌물을 받아 뭐에 썼을까? 무조건 인현 편을 들고 옥정을 미워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대본 수정도 약간 있었다. 대비도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고 했다.
김선경은 대사 소화력이 예사롭지 않다. 뮤지컬과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22년간 경험했던 연기가 바탕이 됐다.“대사는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고 생각하면 입에 잘 붙는다. 그가 나를 설득시켜 그 사람(캐릭터)이 되든지, 내가 그 사람이 되든지 해야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전달도 잘 된다. 사극은 더 힘들다.” 그는 ”존재감 없는 주연보다 존재감이 있는 조연이 낫다“고 말한다.
드라마 ‘몬스타’‘보고싶다' ‘해를 품은 달‘ ‘크크섬의 비밀', 영화 ‘써니’,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사람들은 동일인물인지 잘 모른다. 그래서 자신을 중고신인이라고 한다. 자신을 기억하지 못해 섭섭할 때도 있지만 그 캐릭터로만 보니까 기분 좋을 때도 많다고 했다.
김선경은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유아인의 연기를 칭찬했고, 김태희는 이번에 연기자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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