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서경석(41)은 표시 나지 않게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서경석은 평소 토크쇼에서 출연자를 잘 배려한다. 예능MC가 자신이 먼저 살기 위해 말을 많이 하는 경우도 있지만 서경석은 말을 잘 못하는 출연자에게 조금이라도 기회를 주려고 한다. 이런 서경석의 인간적인 모습이 ‘진짜사나이’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 4월 말 서경석이 철조망 철거 작업을 하던 중 내려진 페인트 작업 참여 지시를 거부해 의아함을 자아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결과적으로 실제 병사들과 연예인 사병들이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군대에서 명령불복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서경석은 진정으로 병사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함께 훈련받은 백마부대 병사들만 남겨두고 혼자만 철조망 철거작업에서 빠져나오는 특별대우가 싫었던 것이다.
당시 현장에 있는 많은 병사들과 스태프는 서경석의 그런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병사들은 처음에는 연예인들이 군대에 촬영 나오는 정도의 의미만 부여했다. 하지만 전우를 챙기는 서경석의 뜻밖의 행동에 그냥 촬영만 하는 게 아니라 병사들과 진짜 함께하고, 그들에게 다가가려는 진심이 있음이 감지됐다. 병사들은 그런 마음을 연예인 병사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말해 ‘롤링페이퍼’ 쓰기가 시작된 것이다.
서경석은 자신의 롤링페이퍼에서 “끝까지 남아서 철조망 철거 작업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는 한 병사의 글을 보고 눈시울을 붉혔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출연자 간 속에 있는 마음을 주고받는 ‘롤링페이퍼’ 주고받기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서경석이 보여준 전우애 에피소드는 서로에게 롤링페이퍼를 쓰는 시간을 앞당겨주었다.
‘진짜 사나이’는 촬영과 휴식의 구분이 없는 특이한 예능이다. 쉬는 것도 촬영한다. 부대를 나와야 촬영이 종료된다. 제작진과의 대화도 없다. 멤버들은 제작진에게 “너무 우리를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하곤 한다. 물리적 고통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동반되는 이유다.
하지만 서경석은 15살 이상 어린 병사들과 함께 훈련을 받으며 강인한 정신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9일 방송에서는 배에서 뛰어가다 팔에 큰 상처가 생겼고 물에 대한 공포증이 있음에도 묵묵히 바다에 뛰어드는 익수자 체험에 나섰다. 서경석은 “몸이 아프거나 너무 힘들면 열외가 가능하지만 끝까지 훈련을 받는 건 단체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 개인적인 성격 때문이다. 또 나도 가능하니까 후배들도 힘을 내라는 뜻도 있다”고 전했다.
모범생 이미지인 서경석은 나이 어린 병사들과 대화가 가능한 인생 선배라는 점도 ‘진짜사나이’에서 중요한 역할이다. 사수였던 김철환 일병과의 대화에는 따뜻함이 묻어있었다. 서경석은 자기 부모의 사이가 좋지 않아 가장 부러운 게 화목한 가정이라고 가족사를 털어놔, 김 일병의 마음을 열게 했다. 나이 어린 병사들에게 공부와 진로에 대해 도움이 될 만한 멘토로서도 묵묵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민종 PD는 “서경석은 성격이 모나지 않아 동생 병사들과의 다리 역할을 잘한다”고 했다. 평소 토크쇼에서 서경석의 따뜻한 모습이 ‘진짜사나이’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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