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의 청년노점상의 분신으로 촉발된 재스민 혁명은 맹렬한 기세로 수십년간 철권통치를 일삼던 독재자들을 심판대에 세웠다. 광복 후 70년 가까이 굶주리고 억눌린 북한 인민들의 분노가 40년 아랍 시민의 그것에 어찌 비길까.
지구상에 대(代)를 이은 독재자 6명 중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은 두 명이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 둘의 차이점은 있다. 아사드는 ‘활화산’이지만 그 생명력이 다해가고 있고, 김정은은 ‘휴화산’이지만 어디로 튈지 몰라 파괴력을 가늠키 어렵다는 점이다. 아사드는 지난 2011년 봄, 아랍권에서 들불처럼 번진 민주화 혁명의 불길 속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독재자다. 하지만 심판의 날은 머지않아 보인다.
앞서, 리비아를 42년간 주무른 무아마르 카다피는 나토군의 공습을 피해 고향 시르테 인근 하수관에 숨어있다 시민군에 붙잡혀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지난 1981년 집권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도 시민혁명군에 발포한 혐의 등으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러나 아사드는 다른 독재자와 달리, 10만명에 달하는 시민을 학살하며 2년 넘게 완강히 버티고 있다. 중동의 맹주 이란(중동 유일의 시아파 국가), 이스라엘과 성전을 벌이고 있는 레바논 반군 헤즈볼라(이슬람 시아파 무장세력)를 끌어들여 이른바 ‘시아파 초승달’ 전선을 구축해 반군과 맞서고 있다.
내전의 양상은 자못 복잡하다. 40년 철권 통치자 아사드가(家)를 몰아내기 위한 시민혁명이 ‘시리아 정부군-이란-레바논(헤즈볼라)’ 대(對) ‘시리아 반군-알카에다-지하드-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자-이스라엘’ 등이 뒤엉킨 중동분쟁으로 확전된 것이다.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은 별 진전이 없는 상태다. 러시아, 중국 등 시리아의 전통 우방국들과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강대국 간 셈법이 크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근거로 반군에 무기 지원을 시사하면서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국내외 비난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중동전에 발을 담그는 것을 꺼리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시리아 정부군의 사린가스 사용을 ‘레드라인(Red Line)’ 침범으로 간주하고, 게임 체인저를 자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번 G20회의에서 아사드를 압박하는 결의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아사드가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되면, 자연스레 국제사회의 이목은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옮겨진다.
북한은 최근 믿었던 중국을 포함, 숨통을 조여오는 국제 공조에 위협을 느꼈는지, 잇달아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핵 고도화를 위한 전형적인 시간벌기 전술일 뿐, 진정성은 보이지 않는다. ‘핵 없는 세계 건설’을 운운하기에 앞서 김 위원장에게는 굶주린 인민 구제가 더 시급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핵을 포기하고 조속히 대화의 장에 나서야 한다.
튀니지의 청년노점상 ‘무하마드 부아지지’의 분신으로 촉발된 재스민 혁명은 맹렬한 기세로 수십년간 철권통치를 일삼던 독재자들을 심판대에 세웠다.
광복 후 70년 가까이 굶주리고 억눌린 북한 인민들의 분노가 40년 아랍 시민의 그것에 어찌 비길까.
test100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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