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2005년부터 ‘CTF(Child Trust Fund)’라는 이름의 어린이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출생 후 정부에서 지급되는 아동양육수당 바우처를 금융회사에 제시해 펀드를 개설하면, 이 금액은 장기 투자로 18세 이전 인출이 금지되는 대신 비과세 혜택이 부여된다. 발송된 바우처의 70%가량이 펀드 계좌 개설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성인이 될 때까지 시장에 투자하고 수익을 얻어 향후 자녀 학자금이나 결혼자금 등으로 쓸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국내 어린이펀드는 어떨까. 저출산ㆍ고령화라는 이른바 ‘생명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금융투자회사들이 너도나도 어린이펀드를 출시하고 나섰지만, 교육이나 체험 이벤트 외에는 타 상품과 비교해 이점을 가진 것이 없다.
이벤트는 당첨이 안 되면 그만이다. 우스갯소리로 통장 표지가 ‘뽀로로’와 같은 어린이 캐릭터인 것 외에는 아무것도 다를 바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회에선 19일부터 조세소위를 진행하고 있다. 조세소위에서 다루는 주요 안건 중 하나는 ‘장기 세제 혜택펀드’ 도입이다.
총 급여 5000만원 이하의 근로자가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장기 적립식 펀드에 10년 이상 납입하면 납입액의 40%(최대 240만원)를 소득공제해주는 내용의 장기 세제 혜택펀드는 지난해 9월부터 번번이 국회에서 밀려왔다. 올 4월에는 부동산 대책 때문에 안건으로 올라가지도 못했다.
금융 당국은 이 펀드가 도입되면 아무런 세제 혜택이 없던 어린이펀드를 비롯해 은퇴 후 의료비나 생활비로 쓰일 장수 관련 펀드 도입 등 ‘생명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주식에 안정적으로 장기 투자함으로써 외국인이 쥐락펴락하는 국내 시장의 든든한 방어막이 되는 것은 그저 ‘덤’이다.
세수 감소를 우려하는 국회의원은 비과세인 재형저축펀드도 있고 연금펀드도 있는데, 새로운 펀드가 필요하냐고 반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의 세제 혜택을 아끼려다 시장도 잃고 결과적으로 나라 곳간마저 비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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