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각땐 ‘제식구 감싸기’ 여론 부담 김前차관 건강 문제도 고려한듯

검찰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경찰의 체포영장에 대해 단순 기각이 아니라 보완 수사 후 재신청을 지휘하자, 이 같은 조치 배경에 지난해 불거졌던 ‘뇌물검사’ 김광준 전 서울고검 부장검사 사건이 연관돼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 3부(부장 박찬호)는 지난 19일 경찰이 신청한 김 전 차관에 대한 특수강간 혐의 체포영장에 대해 “범죄 혐의의 상당성과 출석 불응이 부당한지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재신청할 것을 지휘했다.

법조계는 이번 경찰의 영장 신청은 무리였다는 견해가 많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성접대의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한 경찰이 수뢰죄를 적용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 단순 강간의 경우 친고죄에 해당하고, 사건 발생 1년 내에 고소가 이뤄지지 않으면 고소기간이 끝나 수사를 계속할 수 없자, 친고죄 적용을 받는 강간죄가 아닌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성접대 의혹 수사의 핵심 피의자인 윤모 씨가 여성들에게 몰래 최음제를 투약해 통제력을 잃은 상태로 만들고, 김 전 차관이 이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는 혐의에 대해 김 전 차관과 윤 씨 간 공모 여부가 명확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법조계의 다른 인사는 “보통 사건 같으면 체포영장을 기각했을 것”이라며 “지난해 김광준 검사에 대한 영장을 기각한 뒤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샀던 것을 감안해 바로 기각하지 않고 재신청을 지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앞서 성접대에 동원됐다고 주장하는 여성으로부터 ‘김 전 차관과 윤 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김 전 차관에 대해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청 수사팀 관계자는 “아직 각 부분을 세세하게 검토하지 못해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히기는 어려우나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 영장을 재신청할 것”이라며 “검찰의 재신청 지휘는 김 전 차관의 건강상태가 좋지않다는 점을 고려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김재현ㆍ김기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