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남민 기자] 맥주 맛은 세금이 좌우한다?
최근 한국 맥주의 맛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한국 맥주 맛이 획일적’ 이라고 평가한 글을 두고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
경제블로그 자유광장은 20일 이에 대해 눈길 끄는 글을 올렸다. 외국지의 한국맥주에 대한 평가에 대해 속시원한 대답을 내놓는 곳이 없다는 것.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맥주 맛이 너무 획일적이어서 맛이 없다는 의견과 함께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내 세금제도인 주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소개했다. 주세법과 맥주 맛이 무슨 관계가 있기에.
우리나라의 주세는 종가세로 제조원가에 세금을 붙인다. 맥주 한 병을 생산하는데 100원이 들었는데 세율이 10%라면 10원의 세금이 붙는 구조. 따라서 소규모 맥주업체에서 생산하는 맥주는 대형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세금이 붙는다. 제조원가가 많이 들기 때문에 대형 업체가 100원을 들여 만드는 맥주를 300원을 들여 만들 수도 있기 때문. 원가가 많이 들수록 세금이 비례해서 늘어나는 구조이니 가격도 그만큼 높아진다.
이 경우 대규모 설비에서 대량 생산을 하는 대형맥주 회사가 시장에서 유리한 건 자명하다. 또한 대형맥주 회사 안에서도 생산비가 많이 드는 다양한 맛의 맥주보다는 대량생산을 통해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맥주만 생산되게 된다. 다양성을 발목잡는 부분이다.
실제로 하이트와 오비 등 대형업체의 맥주는 시중에서 355㎖에 1750원에 판매되지만 소규모업체의 세븐브로이 맥주는 48.6%가 비싼 26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대책은 없는걸까.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맛의 맥주가 개발되기 위해서는 주세를 차등화해 소규모 제조업자도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가격에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가 아니라 생산량에 따른 종량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
종량세는 생산량이나 용기에 따라 주세율을 차등 적용하는 세제로 생산량이 많은 제품에는 높은 세율을 적용하고 적은 제품에는 낮은 세율을 적용하거나, 같은 양의 맥주에 같은 세금을 붙이는 방식이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독일은 전자를, 일본은 후자의 주세를 채택하고 있다.
획일적인 맛의 맥주냐, 아니면 다양하고 맛이 풍성한 맥주냐. 결국 주세법이 열쇠를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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