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필립스곡선이 무너졌다. 이 곡선은 실업률과 물가의 관계를 나타내는 곡선이다. 실업률이 낮을 때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실업률이 높으면 반대다. 따라서 이 곡선은 우하향하는 게 일반적이다.
24일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01년부터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8년 4월까지 필립스곡선은 우하향했다. 최근 상황은 바뀌었다.
고희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연구실 전문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의 미국 실업률과 소비자물가를 보면 비교적 안정적인 음(-)의 관계를 보였다”면서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이 곡선은 양(+)의 상관관계로 반전했다. 2010~2013년 4월 필립스곡선은 수평에 가까워졌다”고 설명했다. 실업률이 낮아지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도 둔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10%를 웃돌던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달 7.6%까지 낮아졌다. 물가는 상승하기는커녕 하향 안정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 1~4월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1.5%.
미국의 실업률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미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신규 일자리 창출과 구직단념자 증가 등 경제활동참가율 하락이 어우러지면서다. 물가상승률은 아직 목표치(2.5%)를 밑돌고 있다. 고 연구위원은 “실업률과 물가 간 안정적인 관계가 붕괴됐다”고 표현했다.
미국은 출구전략 시행 시점을 실업률 6.5%, 물가상승률 2.5%로 잡았는데, 필립스곡선이 안정적인 우하향 형태를 보일 때 양적완화를 종료하겠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우리나라도 실업률과 물가의 전통적인 관계가 무너졌다.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부터 전년동월대비 7개월째 1%대 상승률을 보였다. 5월에는 1999년 9월(0.8%) 이후 13년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1.0%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의 하향 안정은 고용지표의 악화를 불러와야 하는데, 실업률은 물가와 따로 움직이고 있다. 실업률은 계절요인에 따라 급증한 올 1~3월(1월 3.4%, 2월 4.0%, 3월 3.5%)을 빼고 3% 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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