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ㆍ권범준 기자]울산에 살고 있는 A(19) 씨는 어린나이에 아빠가 됐다. 그는 생후 5개월 된 아들의 보육비와 생활비 마련이 어렵게 되자 아기를 집에두고 가출해 결국 영아유기 혐의로 기소됐다. 울산지법은 아이를 버린 죗값으로 A 씨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만원, 보호관찰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지난 1일 선고했다.
가정의 달 5월에도 영아유기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비현실적인 미혼모 지원책과 입양특례법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아동복지센터 김미경 주임은 “예전에는 영아유기가 한 달에 한두 건 정도였다면 올들어서는 지난 4개월 동안만 수 십건에 달한다”면서 “현재 추세로 가다가는 올해 말이나 내년께는 버려진 아이들을 보살필 수 있는 양육시설이 포화상태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 관악구에서 베이비박스를 운영하고 있는 이종락 목사 역시 “한달에 평균 10명 정도 들어오던 아기가 지난달에만 22명이 들어왔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미흡한 미혼모 양육 지원책을 문제로 꼽았다.
서울시 한부모가족지원센터에 따르면 현재 정부에서 미혼모를 비롯한 한부모 가족에게 지원하는 금액은 만 24세 이하인 경우(최저생계비 150% 이하 기준) 월 15만원에 불과하다.
김 주임은 “미혼모들이 혼자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하는데 지원책은 현실과 괴리가 크다.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10대 미혼모의 60% 정도는 양육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8월 입양아동의 출생신고를 의무화한 입양특례법이 시행되면서부터 영아유기가 급증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행 법에 따르면 친부모는 입양 전 반드시 출생신고를 하고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양부모가 될 사람은 법원에서 양육 능력을 심사받아야 하는 등 입양 절차가 복잡해졌다. 때문에 지난해 홀트아동복지회에 접수된 아동입양의뢰는 1월 77건, 2월 68건, 6월 71건, 7월 53건 등 평균 66건이었지만 법 개정 이후 8월 33건, 9월 36건, 10월 33건 등 30여 건에 머물렀다. 지난해 전국에서 버려진 아기는 139명으로, 3년 만에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목사는 “입양절차가 복잡해지면서 영아유기가 늘고 있다.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법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입양특례법 재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지만 관계부처 입장은 다르다.
보건복지부 한 관계자는 “입양을 할 때 가정법원에 출생신고증빙서류를 제출해야하고, 입양이 종료되면 가족관계등록에서 삭제된다. 절차상 필요한 제도이고 현행 입양특례법이 영아유기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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