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한 영화 '노리개'와 '공정사회'는 장자연 사건, 아동 성범죄 사건을 모티브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현 사회의 모순된 단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두 영화 모두 극단적 설정과 자극적인 표현으로 영화가 내세우는 메시지를 다소 희석시키는 부분도 있었지만, 타 영화들처럼 흥행을 위해 드라마 장르에 코믹, 액션, 스릴러, 반전까지 설탕,소금 범벅식의 관객의 입맛에 맞는 흥행코드를 삽입하진 않았다. 이 두 영화는 잠깐의 웃음도 배제한 채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시종일관 진지한 접근을 통해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 권력체계를 비판하며 약자의 시각에서 영상을 그려가고 있다.
'공정사회'는 딸의 성폭행범을 직접 찾아낸 엄마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 배우 장영남의 최초 주연작으로 엄마는 성폭행을 당한 열살배기 딸의 범인을 잡아달라고 하소연하지만, 이를 무시한 별거중인 남편과 절차상만을 고집하며 신경쓰지 않는 담당 경찰은 우리 사회의 이기주의, 권력부패, 힘없는 아줌마라고 무시당하는 사회적 편견을 무거운 주제로 담고 있다. 이 영화는 5,000만원의 제작비와 9회차 촬영으로 상업영화가 판 치는 극장환경에서 저예산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힘겹게 관객들에게 어필하는 중이다.
영화 '노리개' 역시 한국사회에서 고질적 병폐라고 일컫는 '성접대' 이슈를 다루면서 권력앞에 마냥 무너지는 힘없는 약자의 현실과 사회부조리를 고발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선고받은 가해자의 터무니없는 형량과 힘있는 자들의 권력 비리는 성공이라는 목적의식 속에 스타를 꿈꾸던 한 신인배우의 희생과 부패된 사회시스템의 적나라한 모순을 묘사하고 있다.
최근 한국사회를 들썩이게 하고 있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윤창중 스캔들' 역시 힘있는 갑(甲)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상대적 약자인 대사관 여직원 인턴을 건드리는 권력의 최상층부에서 나온 갑과 을의 전형적인 행태다. 더욱이 '청와대의 입'이라는 공인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권력을 이용해 물의를 빚은 점은, 오랫동안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막되먹은 관행과 무장해제된 갑의 실체를 드러낸 단적인 예일 수 있다.
서민, 돈없는 약자, 비정규직, 노동자, 아이,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은 갑과 을 문화에 어김없는 피해자들이다. 한국사회야말로 '갑을 공화국'이며 돈이나 권력이면 다 되는 뚜렷한 계층구조(Hierarchy) 시스템을 유지하는 상하 수직구조를 철저하게 유지한다. 최근 기득권, 특권의식을 가진 자들은 마냥 힘없는 무소유의 사람들을 볼모로 무시하며 다양한 범죄를 저지르는 중이다.
9시뉴스에 화제가 되면서 국민을 분노케 했던 ‘포스코 라면상무’, '남양유업 사태'는 이러한 현실의 연장선상이다. 비행기에서 라면이 맛없다며 여승무원의 머리를 잡지로 때린 임원이나,대리점주를 상대로 욕설과 폭언을 퍼부으며 무리하게 물량을 떠넘기는 영업팀장의 행태 역시 공분을 샀다.
이러한 현실에 빗대어 앞으로도 사회적 이슈와 병폐를 비꼬는 양극화 현상, 기득권과 특권의식앞에 무너진 피해자들 스토리텔링은 완전한 상업성을 떠나 작은 영화 속에서 다양한 소재로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다.
▲글 /사진=이호규 남서울예술종합학교 교수
-문화예술학과 박사과정 -한국전문기자협회 전문위원 -미스코리아 경북 심사위원 -한국연기예술학회 정회원 -로그인엔터테인먼트 상임고문 -예술집단 참 공연기획이사
이호규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hoseo21@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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