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기량 110cc급 바이크 시장 대림자동차·S&T모터스로 양분
원조 카드 내민 혼다코리아 7월 한국진출 年5000대 판매목표
국내업체들 “기술독립 이룬지 오래”
“사실상 원조의 귀환이다. 나머지 (한국의) 바이크는 유사제품들일 뿐.”(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
“혼다 기술에서 독립해 20년을 업그레이드해 왔다. 한국 시장, 결코 만만하지 않다.”(대림자동차 관계자)
“경쟁이 거세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도 제품 경쟁력이 높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S&T모터스 관계자)
주로 중국음식, 신문, 우편물 배달에 사용돼 이른바 ‘배달용 오토바이’라 불리는 국내 배기량 110㏄급 바이크(오토바이) 시장이 일본 업체 혼다의 전격적인 7월 국내 진출 선언으로 전운이 감돌고 있다.
과거 혼다와 기술제휴했던 대림자동차, 스즈키와 손을 잡았던 S&T모터스가 국내 배달용 바이크시장의 각각 80%, 2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커브형(또는 언더 본(under bone) 타입) 바이크를 전 세계 최초 개발한 혼다가 ‘원조의 복귀’를 주창하고 나선 것이다. 이미 국내 500㏄ 이상 대형 바이크시장을 BMW 모터라드 등 수입업체에 내준 가운데, 수입업체와 토종업체 간 대결이 이제 배달용 바이크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가 원조’ 혼다, “한국의 배달용 바이크 시장 뚫겠다”=지난 15일 혼다코리아는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비즈니스 모터사이클 ‘슈퍼커브’를 오는 7월 국내 시장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슈퍼커브는 지난 1958년 최초 개발 당시 혼다 창업주인 혼다 소이치로가 개발 전반에 참여한 모델로 지난 반세기 동안 전 세계 150개국 이상에서 누적판매대수 7600만대를 기록한 바 있다.
혼다코리아는 슈퍼커브를 올해 2000대, 연간 5000대가량 판매할 계획이며 향후 배달용 바이크 시장점유율을 25%까지 높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형 딜러점 4곳을 포함한 32개 판매ㆍ대리점을 내년 상반기까지 2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혼다코리아는 국내 시장 맞춤형 공략을 위해 자전거처럼 바퀴살이 들어가는 스포크 방식까지 포기했다. 한국 고객들이 선호하는 자동차와 비슷한 방식의 캐스팅 휠을 처음으로 도입한 것이다. 전자제어 연료분사를 통해 60㎞ 정속 주행 시 연비는 ℓ당 63.5㎞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가격은 미정이나 국내 점유율 1위 대림자동차 씨티 에이스(218만원)를 겨냥, 200만원에서 210만원 사이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정우영 사장은 “경쟁 모델보다 내구성이 훨씬 우수하다. 브랜드 경쟁력이 높은 것도 우리의 장점”이라며 “이번 슈퍼커브 출시를 계기로 상용 바이크시장 공략을 강화, 올해 바이크로만 1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달용 바이크, 한손 조작 쉬워 ‘중국집 오토바이’로 정평=국내 모터사이클시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크게 줄어 작년 말 기준으로 8만7000대 규모를 형성했다. 주로 취미 및 레저용으로 활용되는 125㏄ 이상 시장은 6100대 규모, 교통 수단 및 배달용으로 쓰이는 125㏄ 미만은 8만1000대 규모로 전체 시장의 93%를 차지하고 있다. 다시 125㏄ 미만 바이크시장은 스쿠터가 67%, 커브형이 30%, 스포츠형 등이 3% 시장을 점유 중이다. 8만1000대 가운데 배달용도가 약 66%(5만4000대)를 차지한다.
특이한 점은 같은 배달용(5만4000대)이지만 ▷보통 가격이 300만원대인 스쿠터(3만1000대, 57%)가 주로 피자, 햄버거 등 프랜차이즈 업체의 배달용으로 ▷200만원대인 커브형은 개인업무, (중국)음식, 우체국 배달용으로 ▷스포츠형(1000대, 2%)은 퀵서비스 등으로 많이 사용된다. 커브형 또는 언더 본 타입 바이크는 클러치 없이 변속이 가능한 세미오토 방식으로 엔진이 스쿠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앞에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보통 국내에선 배기량 110㏄ 안팎의 바이크를 일컫는다.
S&T모터스 관계자는 “한 손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하다. 배달 특성상 들고 타기 편하기 때문에 음식 배달용도가 많다”고 전했고, 혼다코리아 측은 “별도의 클러치 레버 조작없이 발목의 움직임만으로 변속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밖에도 연비가 높아 경제성이 뛰어나고, 잔고장이 적으며, 스쿠터 등에 비해 적재성이 우수한 것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이미 기술독립해 업그레이드, “韓 시장 탑승조건은 가혹”=국내 배달용 커브형 또는 언더 본 타입 바이크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장의 80%를 대림자동차 씨티에이스가, 나머지 20%를 S&T모터스 에스코트가 차지하고 있다. 일본 야마하 크립톤도 연간 300~500여대 팔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론 국내 제품들은 대부분 혼다의 슈퍼커브 제품을 개선한 모델이다. 대림자동차는 지난 2004년까지 혼다와 기술제휴를 해왔고, S&T모터스는 과거 효성기계공업 시절부터 90년대까지 스즈키와 기술제휴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미 기술 독립을 이뤄낸 만큼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고 국내 업체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대림자동차 관계자는 “과거에도 중국산이 몇번 들어왔지만 번번이 우리에게 깨졌다. 한국 고객들의 가혹한 탑승조건을 견딜 수가 없다. 우리는 연비도 ℓ당 85㎞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씨티에이스는 국내에서 생산되지만, 혼다의 슈퍼커브는 중국에서 들어온다는 설명이다. 앞서 슈퍼커브는 1970년대에 잠시 국내에 수입되기도 했다.
S&T모터스 관계자 역시 “이미 700㏄까지 우리가 독자 개발하는 상황”이라며 “에스코트의 경우엔 가격이 170만원대인 만큼 슈퍼커브의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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