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폐막 앞둔 칸국제영화제 ‘인사이드…’ ‘천주정’ 유력후보

미국 영화냐, 아시아영화냐.

궂은 날씨 속 도난사건과 총격 사건 등 유난히 사건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세계 최고의 영화축제로 꼽히는 제 66회 칸국제영화제가 폐막(26일)을 향해 가고 있다. 22일로 개막 8일째를 맞은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둔 경쟁이 할리우드와 아시아 영화의 대결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장편경쟁부문 20편 중 14편이 공개된 21일까지 코엔 형제 감독의 미국영화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가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떠올랐다. 중국의 검열 잣대를 시험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지아 장커 감독의 ‘천주정’(天註定, 영제 A touch of sin)과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이란 영화 ‘더 패스트’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현재까지는 유럽 영화 중에선 큰 화제작이 부각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영화는 남은 기간 3편이나 공개를 앞두고 있어 심사위원진을 이끄는 할리우드의 거물 스티븐 스필버그가 자국 영화에 손을 들어줄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는 영미계 영화잡지인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칸영화제 일일 소식지 평점에서 4점 만점 중 3.3으로 최고점수를 받고 있다. 이 영화는 1960년대 미국 뉴욕 포크 음악계에서 고전을 거듭하는 뮤지션 르윈 데이비스(오스카 아이작 분)의 음울한 초상을 그렸다. ‘천주당’은 중국정부가 용인한 예술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상당한 수위의 폭력을 다루고 있는 영화다. 대도시인 광저우로부터 미개발된 산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을 배경으로 지역 관료의 비리에 분노한 광산노동자와 상류층 고객으로부터 모욕당한 사우나의 여직원, 생계를 위해 공장을 전전하는 청년 등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 중국의 단면을 그려냈다. 전작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베를린 영화제를 휩쓸었던 파르하디 감독의 ‘더 패스트’는 이혼을 마무리짓기 위해 파리를 찾은 이란출신 남자의 가족드라마다.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라이크 파더, 라이크 선’도 아이가 뒤바뀐 것도 모르고 살아온 두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칸영화제의 전통이었던 정치적 논쟁작이나 불황의 현실을 반영한 작품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올해 경쟁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소재 및 주제로는 가족과 범죄, 폭력 등이 꼽히고 있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