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목선에 얼룩말들이 승선해 있다. 뱃머리에는 갓을 쓴 선비와 고릴라가 보인다.
얼룩말을 태운 목선은 조선의 한옥촌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배 뒤로는 멀리 숭례문도 보인다.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근대 개화기를 표현한 그림임을 알 수 있다.
이 그림은 화가 김남표의 새로운 연작 ‘인스탄트 풍경:여행자’ 시리즈 중 한 점이다. 캔버스에 목탄으로 정교한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동물의 시선으로 조선의 개화기를 들여다봤다. 개화기를 상징하는 오브제와, 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얼룩말을 등장시킴으로써 특유의 초현실적 풍경화가 탄생했다. 문명과 자연이 거리낌 없이 교차하는 김남표의 신작은 30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점에서 볼 수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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