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보스턴 마라톤대회 테러사건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예프(19)의 신분 규정과 향후 심문 과정에서의 처우를 두고 미국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정부가 조하르에 대해 미란다원칙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미국 NBC 뉴스는 2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조하르에게 미란다 원칙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고 심문하도록 할 것이라 보도했다.

미란다 원칙은 피의자나 용의자가 변호사 선임 권리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 피의자의 모든 발언이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을 고지받도록 한 것이다. 이는 1966년 확정됐으며, 미란다 원칙을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피의자의 자백은 모두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2009년 테러범 수사 당시 공공의 안전 보장을 위해 적시에 정보를 얻어야 한다고 판단될 경우, 미란다 원칙을 유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보스턴 마라톤대회 테러사건 조사 과정에서도 용의자인 조하르의 경우에 대해 “공공 안전을 위해 적시에 정보를 얻어야 한다고 판단될 때”라는 예외 규정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조하르가 도주 과정에서 추가로 설치한 폭발물이나, 아직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공모자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공공의 안전을 위해 이를 빨리 파악해야 하므로 미란다 원칙 고지 없이 심문을 하겠다는 것이다.

조하르의 신분 규정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미 의회의 일부 의원들은 조하르를 적국 전투원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과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전시법을 적용해, 조하르를 잠재적 적국 전투원으로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적국 전투원으로 규정되면, 용의자가 군사재판에 회부된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조하르가 지난해 9월 시민권을 취득한 미국 시민이라는 점에서, 그를 적국 전투원으로 규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보스턴 마라톤대회 테러사건 수사를 맡은 연방수사국(FBI)은 러시아 이민자 출신의 차르나예프 형제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이들을 쫓아왔다. 형인 타메를란(26)은 경찰과의 총격 중 사망했고, 조하르는 지난 19일 생포됐지만 체포 과정에서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사법당국은 조하르의 건강이 회복되면 바로 심문을 시작할 계획이다. FBI 내에서 주요 테러 용의자를 수사하는 특별조사팀이 투입돼 심문에 나설 예정이며,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 관계자도 조사팀에 합류하게 된다.

단, 미란다 원칙 없이 조사할 수 있는 시간은 48시간으로 제한된다. 그 이후에는 미란다 원칙이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