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1분기 실적 시즌이 어닝쇼크로 굳어지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가 제멋대로인 경우가 많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추정치에 실적이 미치지 못하는 어닝쇼크는 1차적으로 해당 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한 탓이 크다. 하지만 애초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부터가 틀리게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투자자들이 지표로 삼는 각 기업의 실적 추정치가 주먹구구여서 정작 기업이 내놓는 성적표와 딴 판이라는 얘기다.

22일 헤럴드경제가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주요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132곳의 증권사별 실적 추정치 괴리율을 살펴봤다. 종목별로 증권사 가운데 영업이익을 가장 높이 올려잡은 곳과 낮게 잡은 곳의 차이가 5% 미만인 종목은 달랑 4개에 불과했다. 괴리율을 10%로 확대해봐도 9개 종목에 그쳤다.

통상 증권사 실적추정치보다 5% 이상인 경우 어닝 서프라이즈, 10% 아래인 경우 어닝쇼크로 분류한다.

CJ E&M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억3000만원~108억원까지 분포돼 무려 100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지난달 27일 KTB투자증권은 이 회사가 1분기 1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밝힌 반면, 일주일 후인 이달 4일 KB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이 5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최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송부문 광고수익 감소와 모바일 게임 관련 마케팅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5억원 흑자전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C도 영업이익을 최소로 잡은 곳은 80억원으로 최대 추정치(502억원)의 20% 수준에 불과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영업이익 추정치가 459억원에서 1676억원으로 수배 이상 차이가 났다. 현대중공업(2763억~9147억원), CJ대한통운(61억~183억원), 삼성테크윈(97억~274억원)순으로 증권사별 추정치가 천차만별이었다.

아예 흑자와 적자로 갈라진 곳도 전체의 10%가 넘는 14곳이나 됐다.

앞서 어닝쇼크를 기록한 삼성엔지니어링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가장 높이 잡은 곳이 1760억원 흑자, 가장 낮게 잡은 곳이 2200억원 적자다. 이 회사의 1분기 영업손실이 2198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최저치가 맞는 셈인데 실적 발표 한달여 전만해도 대다수 증권사가 1200억~1400억원대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내놓았다.

삼성엔지니어링 외에 추정치 상ㆍ하단이 영업 이익과 손실로 갈라선 곳은 STX팬오션, OCI, 현대미포조선, 한화케미칼 등으로 대외 환경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이 큰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이나 해운, 화학, 건설 등 실적 변동성이 큰 주요 경기민감주의 경우 정확한 실적 추정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실적 추정치 격차가 크게 난다는 것 자체가 시장 주변이 부정적인 경우에는 어닝쇼크를 받아들 확률이 높은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황 부진으로 어닝쇼크가 예고된 금융업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격차가 크다. 하나금융지주는 1분기 영업이익이 3497억~7932억원으로 배 가까이 차이가 나고, KB금융도 1분기 영업이익을 4690억원으로 보는 곳이 있는 반면 7392억원까지 내다보는 증권사도 있다. 우리금융도 증권사별로 같은 기간 4300억~5511억원까지 영업이익 추정치 범위가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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