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핫도그 가게에 사람들이 잔뜩 몰렸다. 모두들 주문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런데 건물을 보니 겉면만 있을 뿐 측면과 뒷면은 없다. 그야말로 가벽(假壁)이다.
영화세트장 같은 이 그림은 지난해 서울대 회화과를 정년퇴임한 화가 한운성의 신작이다. 사실주의 회화를 그렸던 한 교수는 2011년부터 낯선 풍경화에 도전했다.
작가는 “우리는 겉으로 드러난 모습의 이면에 감춰진 ‘특별한 내용’은 모른 채 대상을 단정 짓곤 한다”며 “진실과 추론 사이의 간극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파사드만 위태롭게 그려진 풍경은 현대인의 단편적이고 협소한 시각이 전부가 아님을 말해준다. 한운성의 신작 ‘디지로그 풍경’은 팔판동의 갤러리인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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