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하청업체에 115억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요구하는 한편, 시공권을 대가로 수억원의 리베이트 대납을 요구한 사실이 경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불법행위에 가담한 이 회사 간부 등 23명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금호석유화학이 하청업체에 부당한 요구행위를 한 사실을 적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세금계산서 교부의무 위반 등) 혐의로 3명, 건설산업기본법 위반(금품제공 등) 혐의로 20명(9개 법인 포함) 등 모두 23명을 입건하고 죄질이 무거운 이 회사 임원 A(51) 전 상무와 B(44) 전 차장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2009년 3월께 건자재사업부를 신설했으나 실적이 지지부진하자 연간 매출 330억원 목표 달성을 위해 하청업체를 동원해 실적을 부풀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2009년 7월 31일 하청업체인 Y사 등 3개사로부터 공급가액 1억9000여만원 상당의 창호원자재를 납품받은 것처럼 허위 매입세금계산서를 수취하고, N업체에 공급가액 3억6000여만원 상당의 창호자재를 공급한 것처럼 허위 매출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등 2010년 2월까지 12개 하청업체를 상대로 58회에 걸쳐 도합 115억원 상당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교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에서 발행한 허위 세금계산서는 매입업체의 채무로 연결돼 하청업체는 허위 거래임을 증명할 수 없는 거래금액을 부담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의 정상유무 판단이 불가능해지자 이 회사는 하청업체에 부당한 채무 변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하청업체인 I사는 대표 개인 사택이 가압류 상태로 경매 진행 중이고, K사는 부도에 이르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또 금호석유화학은 시공권 대가로 하청업체에 리베이트 대납을 요구하기도 했다. 2009년 2월께 서울지역의 재개발 공사와 I업체에 창호공사를 재하도급해주는 조건으로 조합장 C(51ㆍ현재 별건 횡령 혐의로 구속 중) 씨에게 제공하기로 한 1억원의 리베이트를 I사가 대납하도록 하는 등 세 차례에 걸쳐 3개 업체로부터 5억5000만원을 대납토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금호석화 A 전 상무는 하청업체들로부터 매월 골프접대를 받고 고급 외제차량을 제공받아 타고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또 B 전 차장은 현장책임자 회식비 명목으로 하청업체로부터 3000만원을 뜯어내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과 관련된 다른 10여개 하청업체에서 시공권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 받은 것으로 의심돼 수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 횡포로부터 하청업체를 보호하고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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