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를 시작한 지도 2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데뷔 이래 지금껏 한 번도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적 없을 만큼 모든 이들에게 인정을 받은 한석규. 헌데 아직도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런 그의 갈증은 작품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오버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연기가 그의 열정을 짐작케 한다. ‘베를린’에 이어 ‘파파로티’까지 올 한해 벌써 두 편의 영화로 관객과 만나는 한석규를 만났다.

“의도한 건 아닌데 제훈이가 군대를 가는 바람에 그렇게 됐네요.(웃음) 원래 KM컬처 대표님과 친한 사이라 2010년도 말쯤 ‘파파로티’ 시나리오를 처음 보게 됐어요. 출연하려고 한 건 아니고 모니터 차원이었죠. 그런데 보는 순간 ‘하고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지더라고요. 스승과 제자 이야기, 그리고 배우이기 전에 꿈을 품기도 했던 성악가 이야기라는 소재가 끌렸습니다.”

한석규(영화배우/탤런트)
연기를 시작한 지도 2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데뷔 이래 지금껏 한 번도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적 없을 만큼 모든 이들에게 인정을 받은 한석규. 헌데 아직도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한석규(영화배우/탤런트) 연기를 시작한 지도 2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데뷔 이래 지금껏 한 번도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적 없을 만큼 모든 이들에게 인정을 받은 한석규. 헌데 아직도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한석규는 이번 영화를 통해 학생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선생님의 진면모를 선보였다. 자신이 만나지 못했던 선생님을 표현함으로써 10대에게 희망을 주고자 했다.

“큰 형님과 선생님과 관련된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저보다 11살이나 많은 형이죠. 그 형님은 존경하던 스승님이 두 명이나 있더라고요. 그 분들이 없었다면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거라고 하는데, 정말 부럽더군요. 저는 그런 선생님이 없었거든요.”

“언제쯤인가 한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이 대담하는 걸 본 적이 있어요.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 본인의 상황 등을 털어놓더군요. 기성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적잖은 충격을 받았어요. 기성세대에 대한 문제점도 너무 잘 알고 있고요. 소위 말해서 우리는 청소년들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잖아요? 모르기는커녕 우리가 몰랐던 것까지 다 알더군요. 저도 기성세대가 됐는데, 자괴감과 책임감이 많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는 청소년들이 ‘파파로티’를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길 바랐다. 그래서 더 치열하게 연기했고, 상대역 장호로 등장하는 이제훈과도 완벽한 호흡을 과시했다.

“일부러 친해지려고 욕도 하고 그랬어요.(웃음) 제가 왜 욕했는지 상대방도 알죠. 그렇지 않고 언어폭력으로 한 거면 큰일 나는 거고요. 후배들도 알아요. 선배들이 애쓰는 게 보이겠죠. 귀엽기도 할 것 같아요.”

미덕이다. 후배를 편하게 챙겨주는 선배는 사실 그리 많지 않다. 한석규는 운 좋게도 좋은 선배들 밑에서 연기한 경험이 많았기에, 이를 밑바탕으로 삼고 후배들과 원만하게 지내려 노력한다.

“저는 어르신 선배님들과 작업을 많이 했어요. 정혜선 선배님, 고두심 선생님, 여운계 선배님이 그렇죠. 너무 좋은 작업이었어요. 후배들한테는 어렵기도 하겠지만, 선배님들과 작업하면 좋은 일이 많아요. 연기를 하면서 긴장감도 어느 정도 필요하죠. 불편함을 전혀 못 느낀 채 또래들하고 연기하는 것도 좋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닥 좋지 않거든요. 선배님들의 캐릭터 접근법, 장면 표현법 등을 보고 많이 배웠어요.”

더 없이 좋은 선배로 꼽히지만, 누군가를 가르치는 데는 소질이 없다고 했다.

“선생님으로서 기질은 전혀 없어요. 연기를 잘 한다고 해서 좋은 연기 선생님이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꼭 노래를 잘해야만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게 아닌 것처럼요. 가르치는 재능은 따로 있다고 생각해요.”

수십 년의 연기 인생 동안 그는 다양한 캐릭터를 넘나들었다. ‘접속’, ‘8월의 크리스마스’ 때는 한 없이 부드러운 남자였다가도 ‘쉬리’, ‘텔 미 썸딩’,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뿌리깊은 나무’ ‘베를린’에서는 범상치 않은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기본적으로 연속 세 번 똑같은 캐릭터는 안 하려고 해요. 하는 사람도 지겹고, 관객들도 보기 지겨울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늘 다른 것을 하고 싶죠. 시간이 흐를수록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걸 해보고 싶더라고요. 제가 좀 생각이 많은 편이거든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영화든 드라마든 관객들로 하여금 착한 놈인지 나쁜 놈인지 분간 할 수 없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그런 그에게 다가온 매력적인 캐릭터가 바로 영친왕. 그동안 한 번도 그려진 적 없는 영친왕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영친왕은 조선의 마지막 왕으로 고종의 일곱째 아들이다.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을 했는데, 한 번쯤은 조선의 마지막 왕 영친왕을 해보고 싶어요. 우리 왕조는 조직적으로 없애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없어진 거라고 생각해요. 한 번도 그려진 적 없는 영친왕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오로지 배우로서 외길만 걸었다. 많은 연예인들이 사업이나 연출 등 다른 분야에 관심을 두기도 하지만, 한석규는 그저 연기가 좋을 뿐이다.

“배우 말고 다른 직업적인 것을 해 볼 생각은 없어요. 그런데 인생을 한 번 더 사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배우를 하겠냐고 하면 절대 안 할거예요. 그렇게 선택할 만큼 지금 전력을 다해 연기하고 싶어요. 제가 연기를 하는 이유는 더 잘하고 싶어서 하는 거거든요.”

한석규(영화배우/탤런트)
연기를 시작한 지도 2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데뷔 이래 지금껏 한 번도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적 없을 만큼 모든 이들에게 인정을 받은 한석규. 헌데 아직도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한석규(영화배우/탤런트) 연기를 시작한 지도 2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데뷔 이래 지금껏 한 번도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적 없을 만큼 모든 이들에게 인정을 받은 한석규. 헌데 아직도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양지원 이슈팀기자/jwon04@ 사진=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