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국영화 점유율이 현재 76%에 이른다. 이에 반해 할리우드 영화는 18.9%로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다. 몇년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기이한 현상이다. 지난해 역시 한국영화는 60.2%의 관객점유율을 기록하며 33.3%의 할리우드영화를 따돌리고 극장가를 장악했다.

특히 올해는 한국감독들의 할리우드 진출작 ‘라스트 스탠드’, ‘스토커’가 기대 이하로 박스오피스 성적이 저조해 그만큼 한국영화의 힘이 거세다는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만큼 한국영화의 창조적 스토리텔링의 발전, 장르의 다양화, 영화투자 확대, 스크린 배급권 확보 등 질적, 양적인 성장과 더불어 재밌고 슬프고 반전을 통해 관객들에게 감흥을 줄 수 있는 코드가 점점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그중 가장 주목을 받는 장르가 느와르다. 느와르는 불어로 검은색이라는 뜻이다. 한국형 느와르는 조폭이 영화 핵심소재로 등장하고 주변 인물들의 배신, 우정, 살인, 합작과 음모, 합의와 회유 등 상호간의 인간관계 현상을 밀도있게 조명한다.

개봉 2주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신세계’가 한국 느와르의 발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소위 남자영화라고 하는 느와르에 전형적인 조폭과 경찰의 대치, 배신, 음모라는 소재와 배우들의 맛깔스러운 연기는 한국 여성 관객들조차 좋은 입소문을 내면서 흥행가도에 한몫을 하고 있다. 또한 목숨을 바쳐야만 하는 부당한 임무와 공권력의 향방, 조직유지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남자 3인방의 삼각구도도 영화 흥행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영화 ‘달콤한 인생’, ‘범죄와의 전쟁’를 정점으로 지난해 다시 일기 시작한 느와르는 ‘신세계’에 힘입어 한국형 느와르의 이야기측면에서 관객에게 어필되고 인정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2000년대 초중반 조폭코미디 장르가 충무로를 강타한 것처럼, 액션느와르 역시 탄탄한 플롯과 스토리텔링, 신선한 소재로 한동한 충무로를 이끄는 절대적인 장르로 자리매김 할 전망이다.

느와르는 보통 남성관객들의 장르라고 할 정도로 한쪽에 치우친 젠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되먹지도 않은 소재나 뻔한 스토리로 접근할 시 팬들의 차가운 눈초리와 질타는 기본이다.

90년대 홍콩느와르와 같이 오버하는 사나이들의 우정과 사랑은 식상한 소재일 수 있다. 사회적으로 공감할 있는 이슈를 적절히 배합하고 거기에 번뜩이는 주제와 뜻대로 되지 않는 인간관계, 체제와 권력에 대한 은유는 멋진 느와르 영화를 생산해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신세계’ 역시 표면적으로는 국내 최대 조직회사를 두고 조직을 파헤치려는 경찰, 언더커버, 슬리퍼를 질질끌고 다니는 화교 조폭간의 의리와 배신을 그렸지만, 그안에는 소수민족 화교라는 테마를 집어넣으며,한국인도 중국인도 아닌 모호한 정체성을 지닌 한 인물과 경찰이면서 조폭인 상대인물간의 미묘한 감정대립을 극대화 해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극장가에 ‘신세계’ 이후 관객들에게 선보일 느와르는 ‘좋은친구들’이다. 연정훈과 이지훈이 주인공으로 일본 야쿠자 총격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좋은 친구들’은 야쿠자에게 살해된 친구를 위해 벌이는 한인 청년들의 복수극을 담아낸 액션느와르다. 이 영화는 일본이라는 배경을 필두로 그동안 카메라에 담아오지 않았던 한인 청년들의 배신, 우정, 숙명을 그려낸다.

과연 이 영화가 한국 극장가에 불어닥친 한국형 느와르물의 계보를 이어낼지, 관객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

▲ 사진=이호규 남서울예술종합학교 교수

-문화예술학과 박사과정 -한국전문기자협회 전문위원 -미스코리아 경북 심사위원 -한국연기예술학회 정회원 -로그인엔터테인먼트 상임고문

이호규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hoseo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