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습득한 8억의 주인을 찾아줬다는 남성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씁쓸한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지난 1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약 8억을 주워 경찰에 넘겨줘 주인을 찾아줬다는 사연이 게재됐다.
사연을 올린 게시자는 자신과 아버지의 대화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채팅 화면을 공개했다.
카톡 대화 내용을 살펴보면 게시자는 “오늘 현금인출기 앞에서 3990만 원씩 예치된 통장 스무 개와 그 비밀번호가 쓰인 종이, 오만원권 400장과 인감도장 2개 들어있는 파우치를 주웠다”라고 아버지에게 털어놨다.
이어 “20분동안 별 생각이 들었다. 결국 경찰에 넘겨 주인 찾아줬는데 알고 보니 강남 건설회사 CEO에 어떤 대학 사무총장이었다”라며 “사례한다고 계좌번호 알려달라고 해 극구 사양하니 그쪽에서 고맙다고 복 받으실 거라고 했다. 가진 건 없어도 돈에 눈멀기 싫어 못난 아들 굴러들어온 복 걷어찼다”라고 말했다.
그런 아들에게 게시자의 아버지는 “잘했다. 그런 마음으로 인생 살면 행운이 들어온다. 그런 게 좋은 마음이다. 우리 아들 장하다”라며 칭찬했다.
이에 아들은 “오늘 18시에 주워서 21시에 경찰 전화가 왔다. 내용은 사진 속 그대로다”라며 “매일 학비에 허덕이고 끼니에 허덕이는데 나 잘한 게 맞지?”라고 답했다.
사연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칭찬 세례가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돈 앞에서 누구나 유혹을 느끼는데 참 잘 하셨다” “현금인출기 앞에서 찾아주는 건 당연한 거지만, 사례금도 거절하시다니 참 대단하다”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하신 게 칭찬받아 당연한 일”등의 반응을 보이며 게시자의 행동에 존경심을 표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대화 내용 외에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사연의 진위 여부에 의심을 품은 누리꾼들은 “관심받고 싶어서 조작하나” “칭찬받으려고 올린건가, 그럼 증거는?” “이 일이 사실이라면 굳이 이렇게 공개하는 이유는 뭐지?”등의 반응을 보이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관심병자’라는 조롱과 함께 욕설을 퍼붓거나 게시자가 본인이라고 사칭하는 글도 여러 건 올라왔다.
결국 사연의 주인공은 지난 12일 자신이 최초 글을 올린 사이트에 재차 글을 올리며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그는 자필로 쓴 글과 카톡창이 켜진 휴대전화 화면, 주민등록증과 자신의 페이스북 주소를 공개하며 “제가 지금 이 시점에 본인 인증을 왜 해야 하는지 모르지만 난무하는 욕설 쪽지에 인증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들어가지 않는 사이트에서 서로 자신의 글이라고 우기는 사람들과 페이스북에 난무하는 욕설에 제 부모님과 친척, 친구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라며 “아버지는 좋은 일 하고 욕먹어야 하는 자식 걱정에 아직도 잠자리에 드시지 못한다. 이제 인터넷을 배워 시작하는 아버지에게 넷상은 이런 존재구나 하는 걸 인식시켜 드려 너무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또 “칭찬받고자 올린 글 아니다. 당시 너무 떨리고 경황이 없어 올린 글이다”라며 “제발 부탁드린다. 더는 불효하게 하지 말아달라”라고 부탁했다.
이 같은 상황에 누리꾼들은 “무조건 믿으라는 것도 아니지만, 죽일듯 달려들어 인증하라는 사람들도 너무하다” “대체 뭘 인증해야 한다는 건지” “아버지가 이런 일을 두고 상처를 안 받으셨으면 좋겠다” “정말 관심병자라면 그 상황마다 일일이 인증샷을 찍어놨을텐데 이 분은 그냥 자기가 한 일을 말했을뿐” “훈훈한 미담이 인터넷 때문에 글쓴이에게 큰 상처가 됐네”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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