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건설업자 윤모(51) 씨의 성접대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56) 전 법무차관에 대한 경찰의 출국금지 신청이 기각돼 경찰 수사가 다시 한번 기로에 섰다. 경찰은 이에 출국금지 대상자에 대한 사유를 보완해 출금금지를 다시금 요청하는 한편으로 결정적 증거를 확보해 핵심 인물에 대한 범죄 혐의를 좁혀갈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28일 경찰이 김 전 차관 등에 대해 요청한 출국금지 조치에 대해 대상자 중 절반 정도를 불허했다. 경찰이 신청한 출국금지 대상자는 13~14명, 이중 검찰이 받아들인 인물은 5~6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경찰청 특수수사과 관계자는 “기각된 출국금지 대상자에 대해 사유를 보완해 다시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 불허에 대해 “도피성 출국의 우려가 낮고 출국금지 사유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이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검찰과 경찰의 미묘한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 검찰 측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의 실명이 언론에 공개되는 등 ‘검찰 흠집내기’ 의도가 있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검ㆍ경 간 미묘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반면 김 전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가 기각될 경우 ‘제식구 감싸기’란 비판이 뻔한데도 검찰이 불허한 것은 그만큼 경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방증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을 밝혀낼 것으로 기대했던 동영상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사실상 ‘판독 불가’에 가까운 결론을 내며 증거 능력을 상실했다.
이에 무더기 출국금지 요청은 수사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경찰의 승부수란 시각도 있다. 강화된 영장청구 기준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운 출금조치도 경찰 입장에선 썩 나쁜 결과는 아니다. 또 경찰이 향후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몽니’를 부릴 가능성을 사전차단하기 위해 무더기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단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내심 ‘여전히 해볼만하다’는 분위기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사건의 핵심에 다가서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경찰의 강제수사가 임박했단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경찰은 윤 씨에 대한 소환조사를 미루고 핵심 참고인들의 진술과 정황을 토대로 외곽수사를 통해 다각도로 증거를 수집해왔다. 남은 절차는 사건의 핵심에 가까운 유력인사들에 대한 소환하고 강제수사를 통해 혐의를 좁힐 단계란 분석이다.
경찰은 공사 수주 과정 등 이권에 윤 씨와 친분이 두터운 유력 인사들이 개입한 부분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또 윤 씨가 2000년 이후에만 사기ㆍ횡령 등으로 20여 차례나 입건됐지만 단 한번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유력인사들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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